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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시민에 신속항원검사 선택권…가짜음성 속출시 '악수' 될수도

등록 2020.12.1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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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도 90%…10%는 양성이어도 확인 못해

음성 판정 후 활동하면 지역사회 전파 확산

"타액 활용 PCR 우선, 항원검사는 반복해야"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0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에서 방역당국이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12.10.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0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고등학교에서 방역당국이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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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이 무섭게 확산되자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신속 항원검사법을 부분 도입하기로 했지만, 확진자인데도 음성으로 진단되는 '위음성(가짜음성)'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는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도 정확도가 낮은 신속 항원검사로 음성 판정이 날 경우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감염을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속 항원검사의 경우 사용을 자제하되 검사시엔 반복검사를 통해 정확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일 코로나19 국제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검사량은 우리나라의 경우 6만3430건으로 전 세계 130위다. 인구 수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콜롬비아 (13만4093건), 남아프리카공화국(9만5415건)보다 적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의료 역량이 낮다고 평가되는 키르기스스탄(8만1223건), 리비아(6만7996건)보다도 적다.

정부는 검사량을 늘리기 위해 오는 14일부터 수도권에 150여개 임시 선별검사소를 설치하고 역학적 연관성이나 증상 여부에 관계없이 검사를 받도록 했다. 사실상 수도권 주민은 누구나 무료 검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임시 선별검사소에서는 3가지 검사법 중 1개를 수검자가 고를 수 있다. 비인두 도말 PCR(유전자 증폭)검사와 타액 PCR검사, 신속 항원검사 등이다.

비인두 도말 PCR검사는 현재 적용하고 있는 PCR검사를 의미한다. 비인두에 해당하는 코 뒤쪽 깊숙한 곳까지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고 유전자 증폭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타액 PCR검사의 경우 비인두 검체 대신 침을 활용해 검사를 하지만 유전자 증폭을 통해 확진 여부를 판단한다는 측면에서 검사 방식은 동일하다.

신속 항원검사는 코 안쪽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정 성분을 검출해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검사 후 30분 안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검체를 증폭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미량인 경우 유전자 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그간 신속 항원검사는 PCR검사로 일일이 확진자를 선별할 수 없는 유럽 등에서만 적용이 가능하고 국내에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14일부터는 전면 허용하게 됐다.

정확도가 낮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신속 항원검사를 도입하는 배경은 국내 3차 유행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11월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12월1일부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α, 12월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순차적으로 적용했으나 신규 확진자 규모는 연일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599.14명으로 그 전주 466.57명에 비해 100명 이상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449.14명에 달한다.

코로나19 무증상 확진자를 찾아내기 위해 검사를 확대했지만 관건은 정확도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신속 항원검사 진단키트는 민감도 90%, 특이도 96%다. 민감도는 양성을 양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확률, 특이도는 음성을 음성으로 판단할 수 있는 확률이다.

즉 이 진단키트를 사용하면 양성인데도 양성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음성으로 나올 확률(위음성)이 10%, 음성인데도 음성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양성으로 나올 확률(위양성)이 4%라는 의미다.

음성인데도 음성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위양성'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감염 전파 위험이 낮다. 일단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기 때문에 격리 등의 조치가 적용되고, PCR검사로 한 차례 더 검사를 받기 때문에 정확도를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양성인데도 양성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위음성'은 문제다. 이들이 음성으로 판정을 받아 안심하고 지역사회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 추가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50대인 서울 104번째 사망자가 확진자와 접촉한 후 최초엔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 중에 상태가 빠르게 악화돼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10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신속 항원검사와 관련된 보고서 1건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13세 소녀가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을 받아 가족 휴가를 떠났는데 같은 숙소를 사용한 14명 중 이 소녀를 포함한 12명이 감염됐다.

당국은 표준검사법인 비인두도말 PCR검사를 권고하고 PCR검사를 할 수 없는 격오지나 요양기관 등에서 신속 항원검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라서 임시 선별진료소에 검사 희망자가 몰리고 이들이 신속 항원검사를 요구할 경우 검사소에서 이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항원검사는 2~3번 반복 검사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적게 걸리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권계철 충남대병원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는 "타액검사법을 활용하면 충분히 검사량을 확보할 수 있다"며 "될 수 있으면 신속 항원검사보다는 PCR검사를 이용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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