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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파기환송심…"징역형 필요" vs "집행유예 타당"(종합)

등록 2020.12.30 19:04:40수정 2020.12.30 19: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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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박근혜·최서원에 뇌물공여 등 혐의

1심 징역 5년·2심 집행유예…대법, 파기환송

특검 "국정농단의 화룡정점" 징역 9년 구형

이재용 측 "양형기준 의해도 집행유예 타당"

이재용 "제 책임" 최후진술…내년 1월 선고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특검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이 사건은 집행유예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선고는 내년 1월18일에 열린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30일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특검은 "법치주의와 평등의 원리는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와는 대척점에 있는 원리"라며 "대학 교수들이 올해의 고사성어로 아시타비를 선정한 건 법치주의 위기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들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되면 헌법의 평등 원리와 법원조직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국정농단 주범들은 모두 중형이 선고됐고, 본건은 국정농단 재판의 대미를 장식할 화룡정점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준법감시제도와 같은 총수 의지에 달려있는 제도를 이유로 법치주의적 통제를 포기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 뇌물은 대법원 판결로 명시된 사실이라 양형 요소로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에게 무조건 과도한 엄벌을 해달라는 게 아니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유지되는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 가치인 법치주의와 헌법정신을 수호해달라는 것"이라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만 판단하고 양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하고, 말 라우싱을 몰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장충기(64) 전 미래전략실 사장과 최지성(67) 전 미래전략실장, 박상진(65)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징역 7년을. 황성수(56) 전 전무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email protected]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국정농단은 사실상 국민에게 아픔을 준 사건"이라며 "이 사건은 범행 수단과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게 아니라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급박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형 기준에 의해도 집행유예가 타당하다"며 "이 부회장은 절실하게 반성했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란 삼성이 준법감시제도를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항소심 중 수감생활을 하던 이 부회장의 일화를 언급했다. 변호인은 "이 부회장은 일주일에 3번 재판을 받고, 심야 공판 후 식당에 가면 배식시간을 놓쳐 빵을 먹었다. 고질적 불면증으로 수면제 처방을 받으며 재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석 얘기를 꺼내면 이 부회장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충실히 재판받겠다'고 말했다"면서 "구치소 안에서도 동료 직원들이 칭찬해줬고, 이 부회장은 '자신의 부를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다'고 저에게 여러 차례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만 53세가 돼 간다. 결코 적지 않은 나이다"라면서 "이 사건 재판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약속을 지킬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약속을 지킬 기회를 주길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다 제 책임이다. 죄를 물을 일이 있으면 저한테 물어달라"며 "이제는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가진 회사로 만들겠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최 전 실장은 "이 부회장은 새로운 가치를 심어야 할 사람으로 이 사건이 족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전 사장을 비롯한 나머지 피고인들도 모두 잘못을 반성한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은 내년 1월18일 오후 2시5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총 298억2535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난해 10월 첫 공판을 시작으로 이어져 온 이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심은 지난 1월17일 공판 이후 특검이 '편향 재판' 등을 이유로 2월께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한동안 중단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며 다시 열렸다.

재개된 파기환송심에서 전문심리위원단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지속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김경수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반면 홍순탁 회계사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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