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경찰, 반군부 시위대에 '물대포' 쏘며 진압
미얀마 수도 네피도 및 양곤 등 곳곳서 반군부 시위
[양곤=AP/뉴시스]8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1.02.08.
현장에 있던 AFP통신 소속 사진작가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시위대 2명이 다친 것을 목격했으며, 사건 현장을 담은 한 SNS 영상에는 두 남성이 화학물질로 의심되는 물을 뿌린 후 쓰러지는 장면도 담겼다.
시위대가 항의하자 경찰은 물대포 사용을 중단했으나 시위는 계속됐다.
네피도 외에도 수천명의 사람들이 반군부 시위를 벌이며 행진하는 모습이 미얀마 전역 곳곳에서 목격됐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사프란 옷을 입은 승려들이 노동자 및 학생들과 함께 이날 시위 선봉에서 행진했다. 오전에만 양곤의 한 공원에는 1000명이 넘는 시위대가 모였다.
그들은 가택연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총리 격)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를 상징하는 '붉은색' 깃발을 비롯해 여러 불교 깃발을 흔들며 군부에 항의했다.
시위대가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지도자들을 석방하라', '우리의 투표를 존중하라', '군사 쿠데타를 거부한다'라고 적혔다. 또 다른 현수막에는 "민주주의를 구하라”, “독재에 반대하자"라고도 쓰였다.
양곤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한 간호사는 "우리 의료 종사자들은 모든 공무원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에 동참하도록 촉구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우리가 이 군사 정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우리의 운명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에 참여한 의류 공장에서 일하는 28살 닌 따진 씨는 "오늘은 일 하는 날이지만 월급이 깎이더라도 일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도 이날 오전 1000명 이상이 모여 군사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새벽 쿠데타를 일으키고 실권자인 수지 고문과 NLD당 의원들을 구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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