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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착취로 만든 초콜릿"…허쉬·네슬레 등 집단소송 당해

등록 2021.02.13 21:17:40수정 2021.02.13 2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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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 국적 성인 8명이 소송 제기

"어린이 노동 착취 방조한 혐의"

[판골로=AP/뉴시스]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판골로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한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 12일(현지시간) 어린 시절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장으로 끌려가 노동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말리 출신 성인 8명이 유명 초콜릿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2021.02.13.

[판골로=AP/뉴시스]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판골로 지역의 카카오 농장을 한 남성이 지나가는 모습. 12일(현지시간) 어린 시절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장으로 끌려가 노동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말리 출신 성인 8명이 유명 초콜릿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2021.02.13.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허쉬·네슬레 등 초콜릿 제조 기업들이 어린 시절 내 노동력을 무급 착취했다"

어린 시절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장으로 끌려가 노동 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말리 출신 성인 8명이 유명 초콜릿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시작했다.

코코아 농장의 아동 노동 착취는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으나 노동자가 직접 기업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돌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인권단체인 국제권리변호사들(IRA)은 이날 8명의 원고를 대신해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 허쉬, 네슬레, 카길, 몬델레스, 올람 등 초콜릿 제조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이들 기업은 코코아를 공급하는 농장에서 수천 명의 아이들이 불법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방조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강제 노동에 대한 피해와 현장 감독 소홀, 정신적 고통 등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했다.

원고는 16세가 채 넘기 전 고향인 말리에서 속임수에 넘어가 코트디부아르로 넘겨졌으며, 그곳의 코코아 농장에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는지도 모른 채 수년간 무급 노역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코코아 농장의 아동들은 매우 적은 양의 음식을 먹고 고된 노동을 견뎌야 했으며, 심지어 다른 국가의 말을 쓰는 아동들은 무리에서도 격리돼 위험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작업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핵심 포인트는 피고 기업들이 해당 기업을 직접적으로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코코아 공급량의 45%를 생산하는 곳이다. 피고 기업들은 코트디부아르의 농장들과 계약을 통해 코코아를 공급받는다. 원고는 현지 농장들이 초콜릿 제조 기업들과의 계약 과정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슬레는 "이번 소송은 코코아 산업에서 아동 노동을 종식하겠다는 업계의 공동 목표를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이들은 "코코아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을 몰아내고 협력을 통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길, 올람 등은 "소송이 제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지만 아동 노동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대응을 내놨다.

허쉬는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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