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뇌물수수'로 추가 기소(종합)
유엔 대사·CRPH 부통령 대행도 반역죄 체포영장 발부
[양곤/AP=뉴시스] 지난 2월14일 미얀마 양곤 유엔 정보국 밖에서 반쿠데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1.03.18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18일 미얀마 국영 MRTV를 인용해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에 대해 유명 건설업체 사이 파잉 회장에게 55만 달러(약 6억원)를 받은 혐의(반부패법 위반)로 추가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MRTV는 "이 업체 회장인 마웅 웨익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4차례에 걸쳐 모두 55만 달러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에게 사업상 편의를 봐달라'고 건냈다"고 주장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다만 마웅 웨익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자택에서 돈을 건냈다면서도 "목격자는 없다"고 했다.
MRTV는 반부패위원회가 반부패법에 의거해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에 따르면 자우 민 툰 미얀마 군사정부 대변인은 앞서 "구금 중인 양곤 주지사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에게 현금 60만 달러와 금 11㎏를 건넨 사실을 시인했다"며 "반부패위원회가 조사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AP통신은 마웅 웨익이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인물로 마약 밀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했다.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부정부패와 연결지으려고 하고 있다면서 이는 문민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불법 통신장비 보유(수출입법 위반), 총선 당시 코로나19 예방 수칙 미준수(자연재해관리법 위반), 선동(형법과 정보통신법 위반) 등 혐의로 이미 기소된 상태다. 이는 총 징역 9년형이 선될 수 있는 범죄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측근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서방 국가들도 미얀마 군부가 적용한 혐의가 조작된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부연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장기간 구금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기소에 나섰다고 관측하고 있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지난 15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군부가 전날 대규모 유혈진압 이후 통신을 차단하면서 온라인 변론이 불가능해져 심리가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변호인인 킨 마웅 조우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뇌물수수 등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킨 마웅 조우 등 변호인단 간 접촉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설립한 자선재단 '도킨지'에 대해서도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군부는 아웅산 수지 국가 고문이 재단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재단에 국유지를 헐값에 임대해 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미얀마 군부는 반(反)군부 진영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관영 매체인 글로벌 뉴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군부가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와 만 윈 카잉 딴 부통령 권한 대행에 대해 반역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초 모 툰 대사는 지난달 26일 유엔 총회에서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조치를 호소했다. 군부는 다음날 초 모 툰 대사를 반역 혐의로 해임하고 틴 마웅 나잉 부대사를 대사 대행을 임명했지만 그가 돌연 사임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만 윈 까잉 딴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지지하는 '유사정부' 미얀마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임명했다. 그는 지난 13일 "여명이 멀지 않았다"며 이른바 '연방 민주주의'를 얻기 위한 혁명을 주장했다.
CRPH는 군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손 잡고 '연방 민주연합' 결성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방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을 테러단체와 불법단체 명단에서 삭제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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