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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미동의' 요양병원 고령자, 2주 안에 맘 바뀌면 접종 가능

등록 2021.03.24 05:00:00수정 2021.03.24 08: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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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시설 65세 이상 8만6696명 접종 미동의

정부 "기관별 접종 종료때까지 동의하면 예방접종"

"종료 기한 넘기면 11월 이후 개별 접종 참여 가능"

전문가 "요양시설 고령자, 예방접종 이익 가장 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3.2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2021.03.2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에 동의하지 않은 요양병원·시설 등의 만 65세 이상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도 접종 기간 안에 마음이 바뀌면 맞을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이 기간을 넘기면 다른 미접종자들과 마찬가지로 전 국민 예방접종이 끝나는 11월 이후 개인적으로 맞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시설 고령자는 누구보다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익이 커 사회 저명인사 접종, 기관별 방문 상담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예방접종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2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요양병원 1651곳과 요양시설 및 정신요양·재활시설의 만 65세 이상 접종 대상 37만5061명 가운데 접종 동의자는 76.9%인 28만8365명이다. 23.1%인 8만6696명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종사자들은 요양병원이 90.4%(2만7946명 중 2만5276명), 요양시설 등이 94.1%(1만7204명 중 1만6195명)로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반면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72.9%(17만8037명 중  12만9713명)만, 요양시설 등 입소자는 77.2%(15만1874명 중 11만7181명)가 동의해 각각 4만8324명과 3만4693명이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들은 예방접종 대상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고위험군에 속한다. 특히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의 만 65세 이상은 고령과 기저질환 등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 요인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 집단 감염 발생 시 중증 진행 위험이 높다.

이에 추진단은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기관별 접종 기간 안에만 동의한다면 최대한 예방접종을 진행하기로 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요양병원·시설의 65세 이상 동의 조사 결과 76.9%에서 동의 의사를 밝혀주셨다"며 "기관별 접종 기간 중에 미동의에서 동의로 마음을 바꾸신 분들은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은 백신 수령 이후 2주 이내, 요양시설은 6주 안에 1차 예방접종 완료할 계획이다. 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간호·돌봄 공백 등을 최소화하고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접종 일정을 분산한 것이다.

따라서 종전에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이 기간 안에 마음을 바꿔 접종을 희망하면 예방접종이 이뤄질 수 있다.

백신 배송 때 추진단은 바이알(병) 단위가 아니라 10병이 담긴 박스 단위로 배송해 접종 후 남은 물량은 추후 2차 접종 시기까지 보관토록 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 접종 희망자는 이 물량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기관별로 예방접종이 종료될 때까지 접종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11월 이후 개별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접종 대상자가 자신의 접종 기간 백신 예방접종을 거부하면 전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11월 이후로 순서가 밀린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접종 종료 시까지 접종에 동의하지 않으신 분은 11월 이후 개인적으로 접종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시설 등의 만 65세 이상 고령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특히 위험한 집단인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예방접종은 선택이고 강제로 접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칙이 중요하다"면서도 "부작용이나 기저질환 때문에 걱정하시지만 그분들(요양병원·시설 등 만 65세 이상)은 예방접종을 했을 때 가장 많은 이익이 있는 분들이다. 정부가 지속해서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병원이나 시설 안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으면 그 안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고 격리나 검사를 하거나 면회에서 제외될 수 있다"며 "사회 지도층들의 접종이 이어지면 믿고 맞으실 수 있을 텐데 동시에 동사무소나 전문가들이 일대일로 상담을 하든지 해서 최대한 접종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아스트라제네카는 자사 백신이 미국과 페루, 칠레 등에서 3만2449명이 참가해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79%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65세 이상 감염 예방 효과는 80%였으며 중증 악화나 입원 예방 효과는 100%였다.

추진단도 종사자에 비해 입원·입소자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결과로 보고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 겸 추진단 단장은 22일 "65세 이상 어르신 중 입원·입소자인 경우 기저질환과 같은 건강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접종률이 낮은 이유를 분석했다.
    
정 청장은 "65세 이상 어르신 접종을 시작하는 요양병원·요양시설은 지난 1년 동안 경험했던 중 가장 (감염) 위험도가 높았던 대상"이라며 "기저질환이 있고 집단으로 입원 치료나 생활을 하시기 때문에 유행이 생겼을 때 감염률도 높고 치명률도 높을 수 있어 접종 대상이 되시는 어르신들께서는 접종을 받으실 수 있게끔 의료기관 등을 통해 잘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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