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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차관급 전 행복청장 어디에 땅샀나?

등록 2021.03.26 16: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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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서 스마트 산단 입구 등 요지에 땅·주택 등 매입

청장 재임 기간 4년 4개월로 10명 중 가장 길어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매매 한 세종시 봉암리 토지와 건물. 2021.03.15. ssong1007@naver.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매매 한 세종시 봉암리 토지와 건물. 2021.03.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공직자 등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합수본)가 26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청, LH세종본부, 이충재 전 행복청장 자택 등 4곳을 전격 압수수색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LH 직원의 투기 의혹으로부터 시작돼 정치인과 전·현직 고위 공무원까지 수사가 확대되면서 차관급인 이충재(67) 전 행복청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청장은 행복청 차장을 지낸 뒤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8대 행복청장을 지냈다. 역대 10명 청장 중 재임 기간이 4년 4개월로 가장 길다.

그는 지난 1980년 7급 공무원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토해양부 공공주택건설추진단장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등을 역임했다.

제기된 투기 의혹은 밝혀진 것만 우선 3건이다. 해당 지역은 일명 벌집(보상을 노린 임시 조립식주택) 수십 채가 지어지면서 땅 투기 논란의 핵심 지역으로 주목되는 세종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단 인근이다.

이 전 청장이 사들인 이곳은 스마트 국가 산단 예정부지에는 포함되진 않았지만, 향후 산단 주입구가 될 수 있는 곳으로 대지 622㎡(188평)와 건물 246.4㎡(74.7평)를 청장 퇴임 후 매입했다.

이곳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본 결과, 이 전 청장은 지난 2017년 11월 가족 3명과 함께 공동으로 9억 8000만원에 매입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부동산 산단으로 들어가는 주 진입로가 될 확률이 높은 지역으로 예정지에 포함된 곳보다, 향후 땅값이 더 오를 수 있는 배후 지역이다"라며 "소위 대표적인 노른자위 땅이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오전 세종시청 토지정보과 등 4곳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3.19.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오전 세종시청 토지정보과 등 4곳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3.19.  [email protected]

나머지 2건의 토지 매매는 청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17년 4월에 부인 명의로 사들였다. 지역은 역시 스마트국가 산단 인근 지역과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연기면 눌왕리 일대다. 사들인 땅은 910㎡와 1545㎡로 각각 1억 9250만원과 3억 2690만원에 매입했다.

특히 이곳과 관련,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전 청장은 "세종으로 이사 왔는데 개를 둘 곳이 없어 땅을 샀다"라고 답해 누리꾼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현재 이곳은 지난 2017년 이 전 청장이 땅을 샀을 당시 ㎡당 10만 7000원이었지만 지난해 1월 기준 15만 4000원으로 43% 폭등하면서 땅 투기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전 청장은 "스마트산단 개발 주체는 정부와 세종시로 행복청 업무와는 전혀 관련 없다"라며 "국토부에 근무할 당시 구입한 과천 집을 공직자 1가구 2주택으로 처분해야 할 상황에서 투기하려면 차라리 과천 집을 그대로 두는 것이 이익이 더 많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 적 있다.

합수본은 이 전 청장을 피의자로 특정하고 강제수사 절차에 착수했다.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 후 내부정보를 이용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확인되면 구속영장 신청 등을 통해 구속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국토교통부 외청으로 세종시 행복도시(신도심) 내에서 이뤄지는 도시계획 수립, 광역도시계획 허가 등을 최종 집행하는 기관으로 지난 2006년에 설립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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