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자사주 효과 끝났나"…생명·화재 급등락 이유는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4.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자사주 매입 소식에 환호했지만 하루 만에 바로 즉각적인 냉정을 찾은 모습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 영향이 과거 대비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생명은 전 거래일 대비 4000원(3.68%) 하락한 10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11.48%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삼성화재도 전 거래일 대비 4500원(1.22%) 내린 36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에는 10.48% 상승한 바 있다.
이들 주가에 영향을 미친 삼성전자도 2거래일 상승 흐름을 끝내고 0.71% 하락 마감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을 각 8.51%, 1.49%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삼성전자 지분을 합치면 10%로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최대 한도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해 지분가치가 상승하면 금융당국 허가를 받거나 10% 초과분 매각이 불가피해진다. 지난 2018년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초과 지분을 매각한 사례가 있다.
이 경우 각 회사는 수천억원대 여유 자금을 확보 가능하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2022년 실적 발표 당시 회계와 무관하게 지분 매각 차익은 주주 환원 재원이 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현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초과지분 매각 예상금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2284억~7612억원 정도다. 삼성화재의 경우 같은 조건에서 399억~1330억원으로 추산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삼성전자 지분 매각시 매각 자금이 일부는 배당 혹은 자사주 등 어떠한 방식으로든 주주환원에 활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추후 발표할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이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발표 직후인 지난 18일 주가가 1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분위기는 달라졌다. 개별 기업 경쟁력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자사주 소각이 얼마나 큰 효과를 발생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 두차례 자사주 소각 건 대비 효과는 미미할 전망"이라며 "2015~2018년과 현재 상황이 다른 건 개별 기업 경쟁력이 악화됐고, 과거 2017~2018년은 메모리 시장 슈퍼사이클이라 자사주 소각과 무관하게 업황을 선반영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2025~2026년 메모리 시장 성장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iM증권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에 오히려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낮췄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업황 하락 사이클이 이제 막 시작됐으며 삼성전자의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므로 주식 본격 매수 시기는 아직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의 본원 경쟁력 회복은 1C 나노 디램(DRAM) 성공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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