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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나탄즈원전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보복 다짐

등록 2021.04.12 16: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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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탄즈(이란)=AP/뉴시스]지난 2019년 11월5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들의 모습. 이란이 11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 사태에 대해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복귀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1.4.12

[나탄즈(이란)=AP/뉴시스]지난 2019년 11월5일 이란 중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있는 원심분리기들의 모습. 이란이 11일(현지시간) 나탄즈 지하 핵시설 정전 사태에 대해 '핵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복귀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1.4.1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가 이스라엘 비밀 첩보기관 모사드의 사이버 공격으로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나탄즈원전 '핵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미국과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 진척을 막기 위해 테러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12일(현지시간) 이란 관영 IRNA통신과 알자지라, 예루살렘포스트(JP) 등에 따르면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의회 국가안전보장·외교정책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의회에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된 JCPOA 공동위원회 결과 등을 보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나탄즈원전 사태를 언급하면서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들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와 관련한 우리의 진보 때문에 보복을 하고 싶어 한다"며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 정권의 정치·군사 관계자들은 억압적인 제재(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에 진척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지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추가 핵 (협상) 진척 과정에서 답을 얻게 될 것"이라며 "나탄즈는 더 진보된 장비로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해질 것이다. 그들이 우리의 협상력이 약하다고 생각했다면 이번 행위는 협상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협상 참가자들은 1세대 원심 분리기를 상대했지만 이제 나탄즈에 신형 원심 분리기가 가득 찰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사이버 공격으로 파괴된 구형 원심분리기를 신형 원심 분리기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자리프 장관은 "시온주의자들은 이란 국민이 억압적인 제재 해제에 성공한 것에 대해 보복을 하고 싶어한다"며 "우리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시오니스트들의 행동에 대한 보복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위급한 상황을 맞아 시설과 핵과학자들을 적절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시오니스트 정권이 고안한 교활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도층과 국민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청(AEOI) 청장도 전날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를 테러로 규정하고 이를 제재 해제를 막기 위한 시도로 규정했다.

그는 "나탄즈원전 농축시설에 대한 필사적인 시도는 억압적인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성공적인 협상은 물론 이란 원자력산업의 주목할만한 성장을 막기 위한 적들이(foes) 산업, 정치적 진보에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살레히 청장은 "국제사회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테러에 맞서 대응해야 한다"면서 "이란은 가해자와 대리인에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적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이란 원자력청 대변인은 같은날 이란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탄즈원전 전기 분배 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도 "사고로 인한 사상자나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그는 "사고 원인은 조사가 진행 중으로 향후 추가 정보가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에 이스라엘의 역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영 칸 라디오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태가 이스라엘 비밀 첩보기관 모사드의 공작이라고 보도했다.

정보 당국자 2명은 NYT에 "이번 사태(정전)가 나탄즈원전 지하 원심분리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독립적인 내부 전력 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한 대형 폭발로 인해 발생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는 NYT에 "이번 폭발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며 "나탄즈원전 생산량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2010년 미국과 함께 나탄즈원전에 사이버 테러를 감행해 원심 분리기 1000개 이상을 파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7월 이란 나탄즈원전 최신형 원심분리기 조립공장 사보타주 배후로도 의심받고 있다. 이란은 해당 시설을 재건 중이나 아직 재건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 참모총장인 아비브 코하비는 11일 이스라엘의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 개입을 강력히 암시하는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고 JP는 타전했다. 이 매체는 이스라엘은 이란이 제2의 북한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도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하비는 전사자 추모 연설에서 "중동 지역에서 IDF 작전은 우리를 관찰하고 우리의 능력을 따져보고 그들의 다음 행보를 신중히 고려하는 적들에게 비밀리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군의) 영리한 작전 덕분에 지난 1년은 이스라엘 국민이 알고 있는 가장 안전한 한해였다"며 "우리는 힘과 재량, 결단, 책임을 결합해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날 건국 73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나탄즈 원전 사태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오는 18일 이란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한다. 안보 내각 회의 소집은 두달만이다.

그는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핵무장과 맞서 싸우는 것은 엄청난 과제"라며 "오늘의 상황이 반드시 내일의 상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다윗의 칼을 계속 손에 쥐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이란간 핵합의(JCPOA) 복원 협상에 반대하면서 이란의 위협과 핵무장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해왔다. 나탄즈원전 정전 사태는 이란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신형 원심분리기(IR-6, IR-5)를 가동한지 몇시간 만에 이뤄졌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네타냐후 총리, 베니 간츠 국방장관과 회동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 상황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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