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서전 출간…與 "가슴 아프고 미안" vs 野 "대단한 관종"(종합)

조국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

이낙연 "검찰개혁 완성에 힘 바치겠다"

국민의힘 "몰염치·기만…文정권 축소판"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제하의 자서전을 출간했다.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는 가슴 아픈 일이라며 조 전 장관에 공감을 표시한 반면 국민의힘은 반성문을 써야 할 사람이 책을 썼다며 맹비난했다.

조 전 장관은 27일 페이스북에 자서전 발간 소식을 알리며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고 글을 썼다. 이어 "밝히고 싶었던 사실,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촛불시민들께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첨부한 사진을 통해 "2019년 8월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정리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다"고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장관 사직 후에는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사실상 유폐 상태에 들어갔다"며 "제가 누구를 만났다는 것이 알려지면 그 자체로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유 불문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면서도 "검찰·언론·보수야당 카르텔이 유포해놓은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되어 있다.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서전을 집필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장관은 "이번 집필은 힘들었다. 그때의 상황과 감정이 되살아났기 때문"이라며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꾹 참고 썼다. 사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스스로 유배의 시간 보내…가슴 아프고 미안"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책을 살펴보고 있다. 2021.05.27. [email protected]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자서전 출간 소식을 알리며 "지방 가는 길에 조국 전 법무장관님의 저서 출간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다는 소회. 조 전 장관께서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가족이 수감되시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시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5억원을 선고받은 것을 시사하면서다.

이 전 대표는 "조 전 장관께서 뿌리신 개혁의 씨앗을 키우는 책임이 우리에게  남았습니다. 조 전 장관께서 고난 속에 기반을 놓으신 우리 정부의 개혁 과제들, 특히 검찰개혁의 완성에 저도 힘을 바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국민기만극…슈퍼 울트라 관종"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은 재판 중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억울하다며 또 다시 국민기만극을 펼치려 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그렇게 억울하다면, 그렇게 당당하다면 법의 심판을 받으면 될 일"이라며 "끝까지 반성은 없고 죄송하다 말하지 않으며 되레 당당히 출판까지 하는 몰염치와 국민기만은 이 정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라고 적힌 출판사의 홍보 문구를 언급하며 "무슨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단 말인가. 조 전 장관이 보여준 불공정과 부정의는 그저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나쁜 불장난일 뿐이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김웅 의원 역시 같은 부분을 지적하며 "그러다 밤에 오줌 싼다"고 비꼬아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부인의 옥고와 본인의 재판 와중에 책을 써내는 조국, 멘탈갑인 건지? 무개념 끝판왕인 건지? 슈퍼 울트라 관종인 건지?"라며 조롱했다.

김 교수는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지 말고, 본인의 위선과 거짓과 이중성에 뼈를 깎아 참회의 육필(肉筆)을 써내려가야 한다"며 "억울하다고 '혈서'를 쓸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는 묵비권을 일관하고, 재판에서는 방어권을 쓰는 사람이, 재판정 밖에서는 쉼없이 사사건건 떠들어 대고 이젠 그것도 모자라 진실 운운하며 책까지 낸다"며 "법치를 책임진 법무행정의 책임자였던 전직 법무장관이 사법절차를 무시하고 이런 짓을 하는 건, 정말 철판도 이런 철판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 교수는 "부인 옥살이와 본인 재판 중에, 재판정에서는 방어권으로 침묵하면서 밖에서 페북질하며 책까지 내는 사람은 조국 뿐"이라며 "참 대단한 관종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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