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물 붕괴사고 의혹 문흥식' 미국출국 하루 전 광주서 목격(종합)
지난 12일 사무실서 지인들과 접촉…13일 미국행
경찰 "수사팀과 연락되고 있어 귀국 설득하고 있다"
"17명 사상 학동 재개발구역 사업 관여 의혹"
[광주=뉴시스] 사상자 17명을 낸 재개발 철거 중 붕괴 참사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과 관련, 조직폭력배 출신 인사가 철거 업체 선정 개입 의혹이 무성하다. 사진은 재개발조합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폭력배 출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문흥식씨(빨간 원 안)가 지난 2018년 10월31일 조합 사무실에서 나오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2021.06.14. [email protected]
붕괴사고 발생 때 부터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문씨의 출국을 놓고 일각에서는 조력자의 도움 의혹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16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 공사 하청사 선정 등에 개입한 혐의로 입건된 문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지난 14일 확인했다.
문씨는 지난 13일 오후 6시22분 인천공항에서 미국 시애틀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다음날 오전 6시10분께 도착했다.
경찰은 해외여행 등이 자유롭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문씨가 미국으로 출국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붕괴사고 이후 행적 조사를 하고 있다.
우선 문씨가 미국 출국 하루전인 지난 12일 오전 광주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의 해임안을 놓고 이날 오후 2시 열릴 예정인 5·18구속부상자회 임시총회에 앞서 지인들을 만난 뒤 떠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씨는 해임 찬성 182표, 반대 0표, 기권 15표로 구속부상자 회장 직에서 해임됐다.
앞서 문씨는 붕괴사고 직후부터 휴대전화 등 연락이 안됐으며 서울에도 다녀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발생 이후 출국까지 5일, 경찰 입건·조합사무실 압수수색까지 7일이 걸리는 동안 문씨의 행적은 지난 12일 구속부상자회 사무실 목격 이외는 파악이 안되고 있다. 그동안 외부 조력자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다.
일부에선 "경찰이 첩보 수집만 하다 문씨에게 도피할 시간을 준 것 아니느냐. 문씨가 연락이 두절된 것을 알고서도 출국 금지를 제때 하지 않고 뒷북 수사를 한 것 아닌가"하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버스 매몰 사고' 현장 앞으로 시내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오후 이곳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지나가던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1.06.11. [email protected]
경찰은 문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협조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 해외 출국에 필요한 유전자증폭(PCR) 검사서 발급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광주시 등에 확인을 요청했다.
동행자 여부와 최종 목적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인천공항 측에도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초기 문씨의 혐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를 하게 되면 경찰이 사찰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증거 확보 과정이 있었다"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뒤 출국 금지 필요성이 있어 관련 서류 준비 과정에 문씨의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씨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PCR검사서를 받아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보고 다각도로 수사를 하고 있으며 조력자 등이 있을 경우 도피를 도운 것으로 보고 함께 처벌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현재 문씨와 연락이 되고 있어 귀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4시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 현장에서 무너진 5층 건물이 승강장에 정차 중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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