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 올림픽 개최로 감염 확산 우려"
[도쿄=AP/뉴시스]지난 2월19일 나루히토 일왕이 거처인 도쿄 아카사카고쇼에서 생일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그는 23일 61번째 생일을 맞았다. 사진은 궁내청 제공. 2021.06.24.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나루히토(徳仁) 일왕은 올림픽 개최로 코로나19가 확산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왕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니시무라 야스히코(西村泰彦) 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코로나19의 현재 감염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 사이에 불안의 목소리가 있는 가운데, 개최가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나루히토 일왕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시무라 장관은 일왕의 이같은 우려에 대해 "매일 폐하(일왕)와 이야기하면서 피부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더해 "감염이 확산하지 않도록 조직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연대해 감염 방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루히토 일왕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명예총재를 맡고 있지만, 올림픽 개최 1년 연기가 결정된 이후 지금까지 공개석상에서 이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림픽 개최 강행에 대한 나루히토 일왕의 '무언(無言)의 항의'라는 해석도 나왔다.
그는 도쿄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이후 자신의 생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매년 도쿄올림픽에 대해 언급해왔다. 지난해 2월 생일 기자회견에서는 "나에게 있어 도쿄올림픽은 첫 세계와의 만남"이라며 "이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아무 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러나 이 회견 직후인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쿄올림픽 개최가 1년 연기됐다. 그리고 올해 생일 기자회견에서 나루히토는 올림픽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그는 공개석상에서 단 한 번도 도쿄올림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궁내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나루히토 일왕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스가 정권의 자세에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해석했다.
한편 나루히토 일왕은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개회식을 선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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