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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 대우 품고 단숨에 '빅3 건설사' 도약?…지각변동 '예고'

등록 2021.07.05 17: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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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인수 후 건설업계 위상 수직 상승할 듯

'특혜·불공정'…노조 반발·정밀실사 등 변수 여전

중흥 "장기적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중흥건설그룹 사옥

[서울=뉴시스]중흥건설그룹 사옥.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면서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호남을 대표하는 건설사인 중흥건설그룹이 대우건설을 품게 되면 지역 건설사에서 전국구 건설사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건설그룹은 현재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가 된다.

특히 재계 순위도 수직 상승한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의 매출이 8조원이 넘고, 시공능력 평가에서도 줄곧 5위권 이내에 머문 '매머드급' 대형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합병하면 재계 순위 47위에서 21위로 급등하고, 현재 9조2070억원의 공정자산도 19조540억원으로 증가한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지분 50.75%)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2조1000억원으로, 경쟁을 벌인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이 2조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현 KDBI 대표이사는 이날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및 예비협상대상자 선정은 매각대금, 거래의 신속·확실성,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했다"며 "KDBI와 매각자문사는 2017년 대우건설의 매각 실패와 이후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사례를 감안, 본 건 M&A의 일차적 목표를 투자자들의 진정성을 최대한 확인하고, 대우건설의 영업과 임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뒀다"고 설명했다.

중흥건설은 경쟁자인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 컨소시엄을 제치고 대우건설을 품을 기회를 확보한 것은 정창선 회장의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초 "3년 내 상장 대형 건설사를 인수해 상위권 건설사로 도약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또 최근 대우건설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도 중흥건설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8조1367억원, 영업이익은 558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2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삼성물산(1400억원)과 현대건설(900억원)을 넘어섰다. 대우건설이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인수 적기라는 그룹 내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 인수로 전국구 건설사 도약에 따른 아파트 브랜드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를 활용해 지역 건설사의 장벽을 넘어 전국구 건설사로 도약하고, 해외사업 진출 효과를 기대한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실제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실사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과 관련해 노골적으로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공정성을 상실해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 2일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매각대응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간 금액 차이가 크다는 이유의 재입찰은 이번 매각에 원칙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산은과 KDBI는 오랫동안 작업해 왔던 '큰 그림'을 어떻게든 마무리 짓겠다는 노골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실·졸속·특혜매각으로 더 이상 대우건설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됐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대우건설 매각과정 관련 졸속, 특혜매각 의혹을 수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한다고 하니,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이 아니면 무엇이냐"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을 이리도 졸속으로 진행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상식과 공정이라는 개념이 아직 살아있다면, 이 참변에 대해 질책하고 책임자를 색출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번 매각 사태에 대해 진실을 낱낱이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밀 실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1년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대우건설은 2017년 공개 매각을 통해 호반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해외채권 부실 문제가 드러나면서 인수가 최총 무산되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선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되면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주택시장은 '건설사 규모=브랜드 가치'라는 인식이 강하다. 삼성물산 등 메이저 건설사들의 고급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수가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유력하게 검토되면서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 푸르지오 브랜드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흥건설그룹 관계자는 "중흥은 재무적 투자 유치나 컨소시엄 구성없이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것은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이라며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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