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혈액 검사로 드러난 구미 3세 여아의 '친모'

법원, 국과수 본원·부산·대구, 대검찰청 등 4곳서 유전자 검사 실시

혈액형 검사 결과…언니 김모씨와 3세 여아 사이 친자관계 성립 가능성 희박

[김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친모 석모(48)씨가 17일 오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1.08.17.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법원은 구미 3세 여아 친모가 주장한 키메라증(Chimerism) 등은 유전자검사, 혈액형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제2형사단독(판사 서청운)은 17일 미성년약취 등 혐의로 기소된 석모(48)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과정에서 석씨는 "출산 사실을 극구 부인하며 이를 전제로 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정하고 키메라증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유전자 검사 전문기관인 국과수 본원, 국과수 부산연구소, 국과수 대구연구소, 대검찰청에서 실시한 각 감정에서 언니 김모씨가 아닌 사망한 여아의 실제 친모가 존재하는데 피고인이 바로 그 친모라는 동일한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석씨가 첫째, 둘째 딸과 동일모계 관계에 있다는 감정 결과는 종전에 알려진 사실관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각 유전자 검사에서 사용된 감정 방법은 모두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전자 검사 방법으로서 상당한 정도의 신뢰성이 확보됐다"고 했다.

이어 "실제 친자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친자가 아닌 것처럼 판정되는 경우는 설명할 수 있어도 친자관계가 아닌 자가 우연하게 친자로 오인되는 경우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며 "키메라증에 의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피고인의 손톱, 모발, 구강과 사망한 여아의 대퇴골, 치아, 갈비연골에서 각각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또 "혈액형 검사 결과에 의할 때도 언니 김모씨와 사망한 여아 사이에서 친자관계가 성립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피고인과 사망한 여아 사이에서는 친자관계가 성립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BO식 혈액형에 따른 유전 법칙상 언니 김씨(BB type)는 사망한 여아의 혈액형과 같은 A형(AO type)의 친모가 될 수 없지만, 피고인 석씨(BO type)는 A형(AO type)의 친모가 될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 결과에 의할 때 피고인이 사망한 여아의 친모가 아닐 확률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키메라 증후군'은 하나의 생물체 안에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조직이 존재하는 현상을 말한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초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친딸 김모(22)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은 지난 2월 9일께 김씨의 주거지에서 여아사체 발견 후 매장하기 위해 옷과 신발을 구입, 이불과 종이박스를 들고 갔으나 두려움 등으로 인해 이불을 사체에 덮어주고 종이박스를 사체 옆에 놓아둔 채 되돌아 나와 사체은닉이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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