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4년된 '광주 십신사지 석비' 문화재 보존처리 마쳤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이끼류 제거·박리현상 방지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시 유형문화재 제3호 '광주 십신사지(十信寺址) 석비' 보존처리가 마무리됐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20일 "시 문화재위원회의 전문가 심의와 자문을 받아 지난 한 달여 동안 십신사 석비의 이끼류를 제거하고 비석 표면이 벗겨지는 박리현상 확산을 방지하는 등 보존처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당초 임동의 유림숲 안에 있던 십시사지 석비는 십신사 석불과 함께 광주의 북쪽을 지키는 상징물로 여겨졌다. 비석 상단에 산스크리트 글자인 '옴'이 새겨져 있어 '범자비'라고도 불렸다.
1978년 당시 전남대 최몽룡 교수에 의해 비석에 새겨진 300여자는 불경의 하나인 '다라니경'으로 밝혀졌다. 다라니경은 전염병이 돌 때 경문을 외우면 병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믿던 불경이다.
또 비문의 '정사년'이라는 글자를 통해 비석이 세워진 시기를 고려 말인 1377년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다.
20세기 이후 십신사 석비는 여러 차례 자리를 옮겼다. 일제강점기 농업고등학교 실습지를 거쳐 1964년 농고 본관 앞으로 이설됐다. 1976년 농고가 북구 오치동으로 옮기면서 석비는 1978년 임동 주택지 안으로 옮겨진 후 1990년에 역사민속박물관 앞에 자리잡았다.
이번 보존처리 과정에서는 종전 화강암 계열로 파악됐던 석비의 재질이 응회암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응회암은 중생대 백악기(1억5000만~6500만년 전) 광주·전남에서 화산 활동이 활발했을 때 화산재가 쌓여 굳은 암석이다.
광주 시내권에는 드물고 광산구 용진산, 화순·보성 등 전남 동부, 강진·해남 등 전남 남부에 흔하다. 석비를 조성할 때 상당히 먼 거리에서 석재를 가져다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종천 관장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지난해 광주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면서 문화재의 보존 처리에도 힘쓰고 있다"며 "정지장군 갑옷 등 문화재 10여점을 보존처리했고, 내년에는 십신사 석불도 보존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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