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학교폭력 가해자 전학 처분, 재량권 일탈·남용아냐"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email protected]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법원이 학교폭력 행위로 전학 처분을 받은 고교생의 징계는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차경환)는 원고 A군이 피고 경상북도안동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학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A군은 "원고의 학교폭력 행위는 심각한 수준의 신체적 폭력에 해당하지 않고 감수성이 부족한 원고가 친한 친구에게 장난치듯이 한 행위 정도로 볼 수 있다"며 "진심을 담아 사과했으며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어 전학 처분은 원고에게 너무나 가혹해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지속해서 피해 학생에게 애니메이션 대사를 따라 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신체·언어폭력을 행사한 행위 ▲원고가 피해 학생의 팔을 잡고 고정한 상태에서 다른 가해 학생이 피해자의 성기를 15초 이상 누르는 행위(오토바이 장난) 등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심의한 결과 전학 처분을 안동교육지원청에게 요청하기로 의결했다.

심의위원회의 의결 결과에 따라 안동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18일 원고에게 전학처분을 했다.

재판부는 "피해 학생은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싫고 점심시간이 두려울 정도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학생의 어머니는 심의위원회에 출석해 앞으로 가해 학생을 마주치지 않길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 행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속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습 환경과 교풍을 어지럽히는 것이기도 하다"며 "피고로서는 건전하고 선량한 교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러한 행위에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