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주가 급락…왜?
3분기 실적 컨센서스 하회…규제·경쟁사 부담
펀더멘털 굳건하다는 평가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카카오뱅크가 약세로 돌아섰다.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계열사 카카오페이의 증시 상장에도 급락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보다 7.33% 하락했다. 카카오뱅크는 5만9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6거래일 만에 6만원선 아래로 후퇴했다.
같은 날 카카오페이가 코스피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7.22% 오르며 거래를 마쳤음에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하회한 데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경쟁사 등장 등이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탓으로 풀이된다.
2일 카카오뱅크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25% 감소했으며 컨센서스(증권가 예상치)를 31.8% 밑돌았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및 플랫폼 수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은 증가세가 유지됐으나 대손 비용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가계대출 규제, 타사와의 경쟁이 카카오뱅크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병건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감독당국의 가계대출 증가 억제 조치에 부응해 중저신용자 대출과 일부 전월세담보대출 외 대부분의 대출을 중단한 상황으로 4분기에는 대출성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트래픽 창출 역량도 입증이 필요하다"며 "카카오뱅크 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는 2분기 1037만명에서 3분기 1085만명으로 48만명 증가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토스의 MAU는 1061만명에서 1209만명으로 148만명 증가해 두 앱의 격차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토스뱅크까지 등장한 만큼 카카오뱅크에 4분기는 금융 플랫폼 역량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교보증권은 3일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가가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 5.0배 대비 다소 높다고 판단하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다. 다만 연간 실적 상향조정으로 목표주가는 4만5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높였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실적 저하에도 펀더멘털은 굳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 하회 이유는 비용 증가로 볼 수 있다"면서도 "비용 증가의 성격이 펀더멘탈 악화 측면이 아닌 판매관리비 증가와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건전성 대응 측면이기 때문에 경영 관리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대출 성장률은 다소 낮아지겠지만 자본 규제로 인해 성장할 수 있는 은행이 많지 않다"며 "성장의 둔화가 아닌 '성장의 이연'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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