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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최초"…대마초 합법화한 지중해 몰타 공화국

등록 2021.12.16 11: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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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권장 아닌 규제 위해 법제화

개인 사용·소지·재배 허용…수량 제한

타 국가들도 관련 법안 발의 준비 중

[베르나릴로=AP/뉴시스] 2018년 4월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베르나릴로에서 촬영한 대마초. 2021.03.31.

[베르나릴로=AP/뉴시스] 2018년 4월6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베르나릴로에서 촬영한 대마초. 2021.03.31.


[서울=뉴시스]이진경 인턴 기자 = 몰타가 유럽연합(EU)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4일 남유럽 몰타 공화국 의회에서 개인 소비용 대마 재배·소지를 허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해당 법안은 현재 대통령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대통령 승인은 형식적 절차로, 사실상 법안 발효가 확정된 것이라 전해졌다.

통과된 법안은 개인에 최대 7g까지 대마초 휴대를 허용한다. 가정에서는 말린 대마초를 최대 50g까지 보관 가능하며, 생물은 최대 4줄기까지 재배할 수 있다고 정했다.

이를 계기로 당국 허가를 받은 비영리단체에서 개인이 소량의 대마를 구매하는 것도 가능해졌으며, 모든 판매처는 학교 등 청소년 관련 시설 반경 250m 밖에 위치할 예정이다.

이어 해당 법안 발효 시, 과거 대마 사용·재배 등을 이유로 처벌받은 전과는 말소된다고 전해졌다.

다만, 발효 이후에도 공공장소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에 더해 장소에 관계없이 어린이 앞에서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되면 300∼500유로(약 40만∼67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개인 간 은밀한 대마초 거래 역시 제한된다.

당초 보수 야권과 가톨릭 단체 등은 마약 남용 우려가 있다며 이번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했으나, 정부와 여당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대마를 양지로 끌어올려 규제 할 필요가 있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해당 법안의 목적은 대마초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체계적 규제를 위한 대마초책임사용당국(ARUC)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그간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일부 EU 국가에서 대마초 사용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취해 온 것은 사실이나, 공식적 합법화는 몰타가 최초다.

마약정책연구재단 관계자는 몰타의 이번 행보를 두고 "EU 국가 전반에 걸쳐 회색지대에 존재하던 사안을 몰타가 법제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 미국이 가장 위험한 마약 목록에서 대마초를 삭제하며, 현재 일부 국가들이 대마초에 전보다 더 개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이탈리아에서는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대마초 합법화에 서명한 바 있다. 앞서 룩셈부르크와 독일 정부도 대마초 합법화 법안 발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오언 보니치 몰타 평등조사분석부 장관은 이번 법안 통과를 두고 "획기적이다"라며, 몰타가 추후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나라들에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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