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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준비 상황 실시간 공개에 골치…"놀라울 정도로 정확"

등록 2022.01.05 12:42:17수정 2022.01.05 14: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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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 위성 영상, 휴대폰 위치정보,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

과거 스파이활동으로 파악하던 비밀정보 민간이 파악

미 정부 민간 정보 인용, 러시아 군 배치 구체적으로 공개

차량 번호판 제거, 군장 페인트칠 등 러시아군 위장 안간힘

[서울=뉴시스]지난 1일 막사르 인공위성에 포착된 러시아 서부 옐나 지역 주둔 러시아 합동군. (출처=CNN) 2021.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지난 1일 막사르 인공위성에 포착된 러시아 서부 옐나 지역 주둔 러시아 합동군. (출처=CNN) 2021.11.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접경에 군대를 집결시켜 곧 침공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는 러시아의 군사 작전 내용의 상당부분이 공공연하게 노출되고 있어 러시아가 곤경에 처해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전에는 스파이 활동을 통해서만 겨우 파악할 수 있는 내용들이 지금은 상업용 인공위성과 소셜미디어(SNS), 비행정보 등을 활용하는 민간 아마추어 애호가와 비정부단체들에 의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공개되고 있다.

러시아군의 활동을 감시하는 미국의 정보활동도 마찬가지로 노출되고 있다.

막서 테크놀로지스사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러시아 서부와 크림반도에 새로 배치된 부대들이 나타나 있다. 지난 달 우크라이나 국경 북쪽 근처 러시아 클린치 마을 인근의 폐쇄된 무기고에 350대 이상의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공개됐다.

막서의 한 영상분석가는 "냉동건조 상태의 부대 모습이라고 할 만하다. 군인들만 투입하면 즉각 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개정보(OSINT)는 예전부터 자주 활용돼왔지만 최근에는 더 많은 정보를 더 적은 비용으로 확보하는 수단이 됐다. 이에 따라 예전 같으면 군사비밀이던 러시아-우크라이나 대치상황 정보를 민간이 상세하게 공개할 수 있게 됐다. 그 덕분에 미국정부도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군대 집결상황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발언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러시아군은 군대 차량의 번호판을 제거하고 군장에 페인트칠을 하며 부대 규모를 줄이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따라서 민간은 물론 미국 정부의 분석가들도 러시아가 정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지, 한다면 언제 어디서 할 지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의 민간 정책연구소 CNA의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러시아 군대의 배치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세심하고 느리게 군대를 증강하면서 기습작전을 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를 넣다 뺏다하면서 이 부대 마지막에 어디에 있을 지를 모르게 함으로써 침공시 상대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어디를 공격할 지를 알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위원회(NSC) 대변인은 "공개된 위성 영상이 러시아 군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정보당국의 분석 전문성을 활용해" 동맹국, 협력국 및 일반 대중과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공개정보는 언론에 의해 보도된 내용들을 가리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소셜미디어, 인터넷 게시물과 게시판 게재 내용, 인공위성 사진, 스마트폰으로 확인 가능한 정확한 위치정보까지 다양하다.

미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집결한 군대가 10만명에 달하며 17만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민간 분석가들이 소셜미디어와 러시아군의 도로 이동 상황 및 철도 이동 상황, 위성 영상들을 이용해 부대별 주둔지까지 파악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을 침공했을 때보다 현재의 상황은 훨씬 더 잘 감시되고 있다고 제프리 에드먼즈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가 말했다.

상업위성영상과 트위터 게시내용을 종합하면 민간전문가들도 미 정보당국과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에드먼즈가 밝혔다.

지난달 말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인원이 800명 정도인 전술대대 53개를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에 대한 공개 정보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폴란드의 로찬 컨설팅사 콘라드 무지카 대표는 48개의 전술대대 위치를 확인했다면서 "공개 정보를 가지고 확인했는데도 5개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행정보데이터를 활용하는 아마추어들도 지난 주 미군의 RC-135 정찰기과 E-8 작전통제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는 것을 확인했다. 

강력한 레이더로 지상군의 움직임을 탐지하는 E-8 작전통제기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상공에 투입됐다고 해군 중령인 루스 월프키엘 주유럽미군사령부 대변인이 밝혔다. 3일 뒤 두번째로 E-8 통제기가 비행했다.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 군대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해왔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하면 강력한 경제제재를 가할 것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지원을 강화하고 동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영토내에 군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영토에 군대를 배치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서방이 "공격적 행동"을 계속할 경우 "군사기술적 수단"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공개정보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북쪽에 배치된 군사력은 러시아 주장대로 우크라이나가 남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준비중인 군사작전에 대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이에 더해 막서사 영상에 나타난 대로 러시아 클린치에 배치된 "동결 건조 상태의 부대"들이 쿠르스크, 발루이키, 도로고부시와 크림반도 중부의 바흐치사라이에도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크라이나 북쪽 옐냐에는 시베리아 주둔지에서 이곳으로 장거리 이동한 러시아 41군이 대규모로 배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2014년 러시아군대가 크림반도를 침공할 당시 러시아는 자신들의 활동을 은폐하는데 적극적이지 않았었다. 또 지난해 봄 우크라이나 접경지 군대 배치도 공공연하게 진행했다.

영국 군사전문연구소 제인의 분석가 토마스 벌록은 "러시아가 지난 봄의 작전 보안 실수를 보완하고 있다"면서 차량의 번호판을 떼어내 어디서 온 것인지를 감추고 군사장비 표식을 페인트칠로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들은 러시아 블로거 단체인 갈등정보팀(CIT)이 공개한 내용이다.

폴란드 컨설팅사 무지카 대표는 러시아 웹사이트에서 철도를 이용하는 러시아 부대이동을 추적했으나 2주전부터 러시아군이 허위 열차이동 정보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지난 봄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실시된 러시아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분석가들이 러시아군대가 훈련중인지 아니면 전쟁을 준비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랜드연구소 러시아군 전문가 다라 매시코트는 지난 봄의 훈련을 통해 러시아군은 배치 훈련, 대응상황 파악을 끝내고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군대를 주둔시킴으로써 침공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5월 러시아군에 위치정보를 파악하고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소셜미디어와 군인들의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정보는 "지난 봄만큼 많지 않다"고 매시코트가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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