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리우폴 우크라 군인의 항복시한 7시간 연장
[마리우폴=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점령 중인 마리우폴에 전투 중 파괴된 건물이 보인다. 2022.04.14.
17일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의 미하일 미즈네체프 대장은 마리우폴 아조프제철소 내 우크라 군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서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시한을 이날 오후1시(한국시간 오후7시)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 국방부가 대변인 이고르 콘나스첸코프 소장을 통해 반나절 전에 부여한 시한인 오전6시(한국시간 정오)보다 7시간이 연장된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 현지시간으로 새벽2시에 "4시간 뒤인 오전6시까지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준다"고 발표하고 이를 마리우폴 아조프제철소 부근에서 30분 간격으로 계속 방송했다.
오전6시까지 흰색 깃발을 들고 나오면 목숨은 건진다는 것인데 얼마 후 이 항복 시한으로부터 4시간 뒤까지 나오면 생명을 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 시간으로 오전10시(한국시간 오후4시)가 실제의 항복 시한이었는데 시한이 종료된 직후 러시아군이나 마리우폴 우크라 군에게서 아무런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마 실제 시한인 오전10시 지나자마자 러시아군이 아조프제철소를 향해 무차별 총격이나 공습을 가하면서 돌진하는 모습이 펼쳐질 수도 있었다. 이런 살육전 대신 얼마 후 모스크바 국방부가 시한을 오후1시로 늘린 것이다.
이 오후1시 시한 역시 종료후 4시간까지 항복할 수 있는 틈을 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오후5시, 한국시간으로 밤11시가 새 실제 시한이 된다.
우크라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항복 최후통첩과 관련해 러시아군이 "우리 우크라 군인(목숨)을 없애버리면 협상은 완전 끝"이라고 경고했다. 마리우폴의 함락은 시간 문제일 뿐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이제 군인들의 목숨에다 초점을 돌린 모습이다.
러시아군이 아조프제철소 내 우크라 군인들의 대거 항복을 받아내 마리우폴의 완전 함락에 성공하면 17일로 53일째인 우크라이나 침공전에서 최대 전과를 올리면서 이번 전쟁에 큰 전환점을 찍을 수 있다.
아조프제철소는 마리우폴 동쪽 연안의 아조프해 해변가 11㎢(330만평) 땅에 세워진 유럽 최대 야금공장으로 경내에 무수한 철로가 가로지르고 있고 거대한 야광로가 곳곳에 서 있다. 우크라 정규군과 함께 극우주의 무장세력인 아조프연대가 합류해있는 제철소 내 우크라 군인 수는 2500명이며 이들이 2월 말부터 지하에 터널을 뚫어왔다고 러시아는 말했다.
아조프해는 흑해의 케르치해협 위 북동부 바다로 거기에 연한 마리우폴은 서울시 4분의 1 크기의 160㎢ 면적이다. 러시아군은 북부 도심과 그 아래 일리치제철소 그리고 남서단의 항구를 4월 들어 차례로 공략하고 남동단의 아조프제철소와 그 뒷편 동부 주거지를 최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전쟁전 인구 45만 명 중 현재 10만 명 정도가 탈출 철수도 못하고 식량 구호도 받지 못한 채 몇 천 명의 우크라 군인들과 함께 지하실에 대피해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민간인 사망자가 1만~2만 명에 달한다고 우크라 통제의 시당국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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