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장관, "푸틴 연설서 절망감 읽혀져"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제77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퍼레이드를 지켜보고 있다. 2022.05.09.
나토 동맹국이 러시아 주위를 포위하고 러시아 서부 접경국에 기지를 구축하며 '대단히' 위협적으로 나와 나토의 하수인인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푸틴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러스 장관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러시아의 길고긴 육상 국경 중 나토 동맹과 접한 부분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6%의 국경이 나토와 맞붙어있는 것을 두고 포위됐느니 어쩌느니 말할 수는 없는 법"이란 것이다.
또 '서부 접경국에 기지를 만들고 있다'는 말은 우크라이나에 나토가 군사 기지를 차렸다는 주장일 테지만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가 있다면 그런 기지는 없다고 분명하게 말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러시아군은 침공 일주일이 안 되는 초기에 폴란드와의 국경선 부근에 위치한 먼 서쪽 군기지를 폭격해 13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아마 러시아군은 이곳을 나토 군기지로 보았을 수 있으나 실제는 지난해 한 차례 합동 군사훈련을 한 데 지나지 않았다.
월러스 국방장관은 이어 "그(푸틴)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여기서 "절망감의 한 줄기 빛이 은근히 새어나오고 있다"고 마무리 논평을 했다. 확증편향은 자포자기나 절망감의 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영국은 러시아 침공전쟁 직후부터 월레스 국방장관과 제임스 히페이 차관이 번갈아 나서 러시아군에 대한 군 정보를 일반에 알리는 동시에 신랄하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영국 국방부의 정기 국방정보 내용도 부정적인 색채가 강해 일종의 대러시아 심리전의 일환처럼 보일 정도다.
또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토 동맹 정상 중 미국 다음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지 및 지원 행보를 펼치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적개심에 불타는 폴란드의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총리도 열심이지만 영국은 돈 보따리를 풀면서 우크라를 돕고 있다.
미국이 지금까지 80억 달러의 우크라 군사지원을 약속하며 이행할 때 영국도 30억 달러를 했다. 영국이 빠져나온 27개국의 유럽연합 군사지원 규모는 20억 달러 정도다.
한편 폴란드는 우크라 해외탈출 피난민을 330만 명이나 받아들였다. 반 이상이 폴란드를 떠나 독일 등 인접의 서쪽 나라들로 갔지만 폴란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에 가까운 우크라인들이 일시에 몰려드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