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연말 기준금리 2.75~3.0% 시장기대 합리적"(종합)
"한 두번 금리 더 올라도 긴축 아냐"
중립금리 범위 하단, 아직 중립금리 수준 아냐
"한미 통화스와프 문제 자연스럽게 거론될 듯"
"물가 정점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07.13. [email protected]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서면서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예측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2.75%가 될지 그 밑이 될지 3.0이 될지는 주요 선진국들의 금리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에 따라 유가가 변화할지 여러 요인에 달려있다"며 "지금으로서는 2.75~3.0% 기대가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한 두번 금리가 더 올라도 긴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중립금리는 학술적 의미로 봤을 때 범위가 매우 넓은데 금리를 2.25%로 올려도 중립금리 범위에서 하단에 가까워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는 중립금리 수준까지 왔다고 볼 수 없다"고 짚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중립금리를 2% 중 후반대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이 보다는 더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내년에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를 인하해야 하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 판단하기는 성급하다"며 "앞으로 수개월간 경기가 변하는 것을 보고 경기와 함께 물가 상승률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방문으로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가 논의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미 통화스와프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할이기 때문에 재무부 장관이 직접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때 외환시장과 관련해 여러 방면을 고려하기로 한 만큼 이에 관해서는 자연스럽게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 옐런 장관 사이에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8월에도 연속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그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만큼 국내 물가 흐름이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재 물가 전망 경로에 대해서는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다만 대내외 여건 변화로 인플레이션이 더 가속되거나, 이와 달리 경기 둔화 정도가 예상보다 커진다면 정책 대응의 시기와 폭도 달라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신흥국의 환율상승 및 자본유출압력 증대와 그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상황 변화가 우리 금융·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으로 다음달 연속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빅스텝 가능성이 없다는 표현은 너무 강한 표현 같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조정하는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말한 것인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면 정책 스탠스가 바뀔 수 있다"고 말해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그게(물가) 7%냐 6.5%냐는 금통위원들이 외환시장 상황 등을 보고 판단 할 것"이라며 "몇 퍼센트 이상이면 빅스텝하겠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물가 정점에 대해서는 "3분기 말이나 4분기 정도 정점을 보이고 그 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크지만 유가 선물시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면 3분기 후반이나 4분기 초에 정점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 달 전만 해도 유가가 110, 120달러로 올랐으나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며 유가가 최근 다시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며 "유가 선물 가격은 연말 정도면 90달러, 내년에는 80달러 중반으로 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유가, 가스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의 유럽 가스 수출 등이 어떻게 될지에 달려있다. 사실 (정점이) 언제가 될지 예측할지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저희가 유가만 보는데, 천연가스 가격은 더 올랐고 식료품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정점 이후에도 물가가 급격히 낮아지기보다는 완만하게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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