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교사 성적 발언 '도마'…충북교육청, 성 비위 예방 손 놓았나
초교 여교사, 중학교 남교사, 특수학교 여교사 비위 잇따라
'욕의 기원은 성기' '옷 벗어 줄까?' 등 위험수위 '땜질 처방'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여)씨는 4학년 B양 등 제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한 혐의(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로 기소의견 송치됐다.
A씨는 경찰의 사건 처리 결과가 충북교육청에 통보돼 최근 인사위원회에서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 여교사는 학생들에게 욕의 어원을 설명하면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말을 했다.
그는 수업시간에 "‘ㅆㅂ’, ‘ㅈㄲ’, ‘ㅈㄹ’ 등 욕의 어원이 대부분 남자 여자 성기, 성관계를 비하하는 말에서 시작된다"면서 "‘ㅆㅂ’이라는 말은 ㅆ하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ㅆ은 여자 성기, 남녀간의 성관계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 여자 성기는 모양의 차이가 있고, 여자가 남자보다 성기가 습하다. 그래서 여자 성기를 습하다, 습하다 'ㅆㅆ'이란 말을 한다"고도 했다.
B양의 부모는 "담임 교사가 딸을 정서적으로 학대했다"며 청주청원경찰서에 고소장을 냈다.
이 사건을 포함해 최근 발생한 일부 교원들의 성적 일탈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청주 한 중학교 교사 C(남)씨는 수업 시간 여 제자에게 성관계를 묘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적발됐다. 그는 신경치료를 한다며 여학생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신체를 접촉했다.
학생들은 "불쾌감을 느꼈다"며 학교에 신고했다.
교육 당국은 학생 140여 명을 전수 조사했고, 학생 9명이 피해 사실을 말해 정서적·신체적 '아동학대'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학교는 해당 교사를 수업과 직무에서 배제하고, 학생들과 분리 조처했다.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려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서장애 학생이 다니는 충북 한 특수학교 교사 D(여)씨는 수업 시간 중학생 E군(지적장애 3급)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가 신고됐다.
D씨는 태블릿PC로 수업하던 중 E군이 '여자 벗은 몸'을 검색창에 입력하자 ''(내가)옷 벗어 줄까?"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장애 학생 수업 도우미로 참관한 공익근무요원이 D씨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학교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처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들이 어린 제자를 성희롱, 성추행 대상으로 여기는 악성 범죄는 잊을 만하면 터져 학부모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극소수 교원이 일으킨 범죄 때문에 교육계가 비난을 받지만, 일부 교사들의 성 비위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2년간 교원이 저지른 성 비위는 열거한 사건을 포함 10여 건이다.
하지만 교원들의 복무 관리를 책임지는 충북교육청 교원인사과는 성 비위 재발방지책 마련은 고사하고, 사건이 터진 뒤 뒤늦게 땜질식 처분을 하는 데 그쳐 비위 예방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요셉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장은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은 교사의 부적절한 말이나 행동이 다양한 형태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서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저지른 비위는 일반인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처벌수위를 높이고, 정도에 따라 교단에서 영구 퇴출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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