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참사 발생 1시간 지나 기동대 출동 지시…첫 도착 11시40분
첫 투입 부대는 11기동대…오후 11시40분 현장 도착
이후 11시50분, 오전 0시10분, 0시30분, 1시33분 투입
주변 형사 10개팀 마약 단속…단속 실적 한건도 없어
오후 10시44분에야 사고 인지하고 구조활동 실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5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에서 참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11.05. [email protected]
6일 서울경찰청 등이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이태원 현장 배치 경찰 부대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후 사고 현장에 투입된 기동대는 총 5개 부대다.
이 가운데 첫 번째로 현장에 투입된 부대는 11기동대로, 당일 용산 인근에서 열린 촛불전환행동 등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가 오후 8시40분부터 용산에서 야간 거점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후 오후 11시17분에 서울 용산경찰서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11시40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25분이 지난 후다.
그 다음으로 현장에 투입된 부대는 77기동대로, 종로에서 거점 근무 중 오후 11시33분께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이동해 11시50분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다.
여의도와 서초에서 각각 거점 근무를 하던 67기동대, 32기동대 역시 오후 11시50분께서야 출동 지시를 받고 이동했다. 이들은 각각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오전 0시10분, 0시30분에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51기동대는 한참 뒤인 오전 1시14분에 출동 지시를 받아 1시33분께 투입됐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5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촛불행동 주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추모 시민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2.11.05. [email protected]
특히 사고 발생 지점 역시 형사팀의 단속 구간에 포함돼 있었다. 다만 이들이 현장의 질서 유지 업무와 관련해서 수행한 일은 오후 9시33분께 용산서 형사기동차량을 이태원파출소 건너편 부근으로 이동시켜 인파 분산을 유도한 게 유일했다.
이들은 오후 10시44분에야 지원 요청을 받고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고 한다. 급히 현장으로 이동한 형사 인력들은 사고 현장 주변 인파 분산 유도와 심폐소생술(CPR), 시신 및 환자 이송, 구조로 확보 등 구조활동을 실시했다.
이처럼 참사 발생 후 경찰 인력 투입이 지체된 것은 경찰 지휘·보고체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당일 퇴근 후 자택에 머무르다 오후 11시36분에서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전화 보고를 받았다. 김 청장은 이후 오후 11시44분 서울청 경비과장, 4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 56분 기동본부장에게 가용 부대를 급파하라고 각각 지시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2022.11.05. [email protected]
김 청장은 자택에서 오후 11시56분께 택시로 한강진역까지 이동한 뒤 걸어서 30일 0시25분께 사고현장인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해 현장 지휘에 나섰다. 택시 이동 시간은 15분 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충북 제천을 방문해 등산 후 캠핑장에서 취침 중이었고,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문자메시지·전화 보고를 놓쳤다가 다음 날 0시14분에서야 보고를 받았다. 이후 5분 뒤인 0시19분에 김 청장에게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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