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유동성 위기 겪는 FTX 인수 추진…비트코인 10% 이상 폭락
재정 부실 우려에 FTX 뱅크런 발생…바이낸스 인수 추진
[서울=뉴시스]샘 뱅크먼-프라이드 FTX CEO. (출처=coingeek.com) 2022.8.23.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바이낸스가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비트코인이 10% 넘게 폭락했다.
9일 미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 오전 10시께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68% 하락한 1만8352.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은 비슷한 시간 1318.66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5.78% 하락했다.
FTX 자체 발행 코인인 FTT토큰는 같은 시간 기준 24시간 전보다 74.56% 급락한 5.6달러까지 떨어졌다.
2만달러선을 유지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급락한 이유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FTX의 미국 법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을 인수한다는 발표 때문이다.
FTX는 미국의 30세 억만장자 샘 뱅크먼-프리드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암호화폐 거래소다. 그는 이 회사를 통해 막대한 부를 얻어 코인 갑부가 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156억달러(약 21조4000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FTX의 유동성 위기는 계열사 알라메다에서 시작됐다. 지난주 코인데스크는 알라메다의 재무제표를 입수해 자산의 대부분이 FTT토큰으로 구성돼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FTX가 FTT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 등으로 번지며 재정 부실 우려가 나왔다.
재정 부실 우려가 시장에 번지면서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CEO는 "바이낸스가 보유 중인 FTT 토큰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 어치를 모두 팔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발표와 함께 투자자들이 FTX에 있는 자산 인출을 시도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다.
뱅크먼-프리드는 초기에는 "유동성 위기는 없다"고 일축했지만, 결국 자오창펑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투자자에게 "내가 더 잘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고객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것"이라고 서한을 보냈다.
WSJ는 "FTX의 유동성 위기는 암호화폐 생태계를 궤멸시킨 지난 5월 루나·테라 사태 이후 다시 한 번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가 FTX 인수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한 때 1만7000달러 아래로 내렸갔던 비트코인 가격도 어느 정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거래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FTX의 유동성 위기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오창펑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낸스는 언제든 인수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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