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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논란 가열…찬반 엇갈려

등록 2022.11.23 11:41:37수정 2022.11.23 11: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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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교육교부금제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여론

시교육청, 학생 수학여행비 절감 목적 추진

시의회, 200억원 매입비 등 혈세 낭비 지적

교육위, 오늘 공유재산계획안 심사 예정

울산시교육청 전경

울산시교육청 전경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역 정가에선 돈이 넘쳐나는 일부 시·도교육청들의 방만한 예산 편성이 문제라며 긴축예산과 효율적 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전국 시·도교육청 17곳이 국회 상임위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을 꼼꼼히 분석해 보면 현행 교육교부금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예산이 이 처럼 남아돌게 된 것은 50년 전 내국세 20.79%를 무조건 떼어 교육청에 지급하도록 한 법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내국세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늘어 교육교부금이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교육계 일각에서는 “돈이 얼마나 많으면 제주지역 ‘호텔’까지 매입하느냐”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체험학습에 드는 비용절감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시의회가 3개월여 전에 한 차례 부결시킨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사업'에 대해 현미경 예산안 심사를 실시키로 해 심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는 23일 울산시교육청을 상대로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안이 포함된 2023년 정기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를 실시한다.

울산시교육청은 제주특별자치도 도두일동 A호텔 매입비 190억원, 사무실 구축과 객실 도배비 등 리모델링비 9억9000만원 등 총 199억9000만원을 들여 학생교육원 분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으로, 노옥희 시교육감의 공약사항이다.

A호텔은 대지 5210㎡, 건물 연면적 6013㎡에 지하 1층, 지상 4층, 객실 125실(4인실 규모), 식당 1회 250명을 수용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의회는 이미 3개월여 전에 열린 제233회 임시회에서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 계획안이 포함된 울산시교육청의 ‘2022년 수시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심사하고 제주분원 설립 등 2개 안건을 계획안에서 삭제한 바 있다.

시의원들은 학생 수학여행이나 교직원 연수를 위해 무려 200억원 가까이 혈세를 들여 울산도 아닌 타지역에 호텔을 매입하려는 구상 자체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또 매입비 자체가 시세보다 비싸다고 판단하는데다, 교육청이 제시한 사업비 200억원보다 추가 비용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식당, 전기실, 소방시설 등도 노후화해 학생들을 위한 시설로 사용하려면 개·보수에만 수십억원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교육위원들이 제주 현지를 방문해 제주분원 설립과 관련한 위치 타당성 등을 심사했다. 이들의 심사 결과가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도 관심이다.

 
[울산=뉴시스]

[울산=뉴시스]


그렇다면 울산시교육청이 제주분원을 추진하는 진짜 이유는 뭘까? 시는 학생들의 숙박비 부담을 줄이고 교직원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 60% 이상이 선호하는 수학여행지로 제주도를 꼽고 있다. 통상 제주도 3박4일 일정에는 대략 5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데, 올해부터 울산시교육청에서 20만원을 지원한다해도 30만원은 학부모 몫이다. 이 부담을 줄이겠다는 게 교육청의 계획이다.

시교육청은 제주분원 설립 논란이 일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대상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 82.7%가 제주분원 설립이 수학여행 등 현장 체험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통해 수학여행지로 제주일원을 가장 선호하며, 응답자 대부분이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분원 설립 시 고교 수학여행 장소 제공에 국한되지 않고 부적응·교육복지대상 등 다양한 학생 체험학습과 교원 연수 등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10월 개원해 울산지역 학생들의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교직원 연수·워크숍, 교직원 복지 등에 이용한다는 방침인데 이날 열릴 시의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제주분원 설립 운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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