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없이 치르는 마지막 포르투갈전…우려 속 희망
코너킥 안 준 심판에 항의하다 레드카드 받아
포르투갈전 벤치 못 앉아…하프타임 팀토크 불가
1998 대회 차범근 경질 후 벨기에전 무승부 거둬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 대체수단 활용 거론돼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조성우 기자 = 2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대 3으로 경기가 끝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주심 판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022.11.28. [email protected]
벤투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전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추가 시간 중 가나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져 경기를 지연시킨 만큼 '추가 시간의 추가 시간'이 적용돼야 했지만 앤서니 테일러(잉글랜드) 심판은 한국에 코너킥 공격 기회를 주지 않은 채 경기 종료를 선언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그라운드로 들어가 테일러 심판 면전에서 강하게 항의했다. 부적절한 발언이 없었음에도 테일러 심판은 빨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 등 선수들이 테일러 심판에게 항의하다 경고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벤투 감독이 일부러 더 강하게 대응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선수가 받은 경고는 페어플레이 점수에 반영돼 향후 조별리그 순위 결정에 영향을 주지만 감독이 받은 경고나 퇴장은 순위에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의도가 어땠든 벤투 감독은 오는 3일 새벽 0시에 열리는 포르투갈전을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보게 됐다. 무전 등으로도 팀과 연락하지 못하며 하프타임 라커룸에도 출입할 수 없다.
큰 틀의 전술은 경기 전에 확정되므로 문제가 없지만 벤투 감독이 없을 경우 득점이나 실점, 선수 부상 등에 따른 임기응변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선수들에게 투지와 용기를 불어넣어야 할 하프타임 지시도 불가능해졌다.
선수들은 벤투 감독 부재에 우려를 표했다.
손흥민은 가나전 후 기자들과 만나 "감독님이 경기장에 못 앉아 계시는 것은 팀적으로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들을 훈련하면서 분명히 잘 말해 주실 텐데 그런 부분들을 저희가 잘 이행하기 위해서 더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 며칠 안 남은 시간 동안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알라이얀(카타르)=뉴시스] 백동현 기자 = 2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2대 3으로 패한 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주심에게 항의하던 과정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있다. 2022.11.28. [email protected]
그래도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감독이 없는 상황은 오히려 선수들의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투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차범근 감독이 2차전 네덜란드전 0-5 참패로 경질된 후 심기일전한 대표팀은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유상철의 동점골로 1-1로 비긴 바 있다.
틈새를 공략해 작전 지시를 할 방법도 없는 것은 아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지시까지 국제축구연맹이 제지할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영표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전에 관중석에서 휴대전화 문자로 작전을 지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카타르 현지에 있는 이 부회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술이라든가 그런 것들은 경기 전에 다 만들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지만 약간 다른 것은 문자메시지나 이런 것으로도 사실은 약간씩 감독이 관여를 하기도 한다"며 "원칙적으로 금지가 돼 있긴 하지만 문자메시지를 주는 것까지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다. 어떤 경우는 벤치에 없어도 승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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