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 한일]연애조차 안 하는 日 2030…쫓아가는 한국
[서울=뉴시스]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일본 대형 쇼핑몰 루미네가 진행한 '자애 아이템' 이벤트에서 판매된 물품들. 2023.01.11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의 사회 현상은 대체로 일본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특히 혼인율, 출산율 등 남녀관계를 중심으로 한 세태는 일본의 뒤를 쫓는 대표적인 부분 중 하나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 또는 차이점, 특이현상 등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일본의 한 쇼핑몰에선 '자애(自愛) 아이템'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형 쇼핑몰 루미네가 '나를 위한 크리스마스(Xmas for me)'를 콘셉트로 커플이 아닌 솔로에 초점을 맞춰 과자나 입욕제 등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연 것이다. 판매 물품들 중에는 알록달록한 필기도구나 엽서 등이 많아 젊은 층이 타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이벤트에는 많은 여성 고객이 찾아오는 등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의 한 패스트푸드 업체에선 2019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솔로들을 위한 치킨 팩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벌써 3년째에 접어든 정기 이벤트로, 매년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주 고객이 10~3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이벤트도 젊은 층을 노린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솔로 인구가 늘면서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치킨 프랜차이즈 등 일부 업체에서 솔로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긴 했다. 하지만 그 수도 적고, 일본만큼 직접적인 형태는 없었다.
일본은 솔로 인구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마케팅 방식도 다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연애도 안 하는 일본 2030…어느정도길래
지난해 6월 일본 정부가 내놓은 2022년 '남녀공동참획백서'에 따르면 20~30대 솔로 남성의 37.6%, 솔로 여성의 24.1%가 '지금까지 연인으로 교제한 사람'이 0명이라고 답했다.
20대로 좁히면 연애 경험 전무 비율은 남성 39.8%, 여성 25.1%로 더 올라간다. 상대적으로 구애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20대 남성 가운데 소위 '모태솔로'가 10명 중 4명꼴이나 된다는 이 집계는 일본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그외에도 이 조사에선 20대 남성 65.8%와 20대 여성 51.4%가 '현재 배우자 또는 연인이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혼자 장을 보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 2021.02.19. [email protected]
일본 성교육협회는 1974년 이후 6년마다 미혼 남녀의 성 경험 비율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이 자료를 보면 20대 남녀의 성 경험 비율은 2005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최근 발표된 2017년 조사에서는 성 경험이 있는 20대 비율이 2005년 대비 15%포인트 이상 줄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최준용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가 내놓은 '2021년 서울 거주자의 성생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42%, 20대 여성의 43%는 지난 1년 간 성관계를 한 번도 갖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성관계를 갖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남성은 '파트너가 없어서', 여성은 '흥미가 없어서'란 답이 가장 많았다.
지금까지 한국은 낮은 혼인율, 출산율 등에서 일본의 뒤를 쫓아왔다. 그런데 이제는 '연애율'마저 일본의 뒤를 따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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