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 "분향소 철거시점 정해 유감…대화하자"
서울시 "위패·영정 있는 분향소 5일 운영하자"
유가족 "마지막 조문 받는 날, 유가족이 결정"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 나오면 논의"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유족 측에 "4월 1일부터 5일까지 5일간 공식 분향소를 함께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4월 분향소 운영을 마친 이후에는 유가족분들과 정부, 서울시가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시청 인근에 찾아오기 편리한 곳에 임시 추모공간과 소통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3.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 측에 다음 달 1일부터 5일간 영정과 위패가 있는 서울광장 분향소를 공동 운영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유가족 측은 서울시가 분향소 철거 시점을 제안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다만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대책위)는 7일 오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유가족 측은 "서울시가 언론을 통해 한 제안은 '녹사평역 지하 4층'보다는 진전된 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서울광장 분향소의 종료시점을 정하고, 언론을 통해 제안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분향소에서 마지막 조문을 받는 날은 서울시가 아니라 유가족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이 만들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임시 추모공간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서울시와 대화를 이어갈 창구는 이미 열려있고 앞으로도 계속 열려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유가족 측은 앞서 분향소 철거 및 이전을 전제로 한 서울시와의 대화에는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서울시가 유가족이 요구했던 위패와 영정이 있는 분향소 설치를 제안함에 따라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광장 분향소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3.07. [email protected]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2월5일 서울광장 추모공간에서 유가족협의회 대표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159명 희생자 분들의 영정과 위패를 모두 모신, 진정한 의미의 분향소를 4월1일부터 5일까지 함께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이 요구했던 영정과 위패가 있는 분향소를 운영하는 대신,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159일째인 내달 5일에는 분향소를 철거하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대신 철거 이후 유가족들이 정부, 서울시와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서울시청 인근에 임시 추모공간 및 소통공간을 마련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종철 협의회 대표는 "새로 (분향소를) 짓는 건 동의한다"면서도 "언제까지 (운영을) 할지는 유가족이 정해야 한다. 시민 조문을 충분히 받고 웬만큼 추모했다 생각이 들면 알아서 나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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