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후 서울은 '완판'이지만 지방은...[분양시장 양극화]①
분양가, 입지 등에 따라 단지별 '양극화'
"집값 하락기, 똘똘한 단지로 수요 유입"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4개 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청약을 비롯해 대출, 세제 등의 규제가 완화됐다.
특히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이 폐지되고, 투기과열지구에서도 추첨제 물량이 늘어나면서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에도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에서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단지별로 온도 차가 나는 등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연관된 금융과 세제, 청약 등의 규제가 완화됐다.
기존에는 분양가가 12억원이 넘을 경우 중도금 대출 보증이 불가했지만, 정부가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 기준을 폐지하면서 분양가와 관계없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특별공급 배정 분양가 상한 기준도 폐지되면서 특별공급 추첨제 물량도 늘어났다.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들은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1·3 대책 이후 서울 첫 분양 단지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트'는 1순위 청약에 98가구 모집에 1만9478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198.76대 1에 달했다.
은평구에서 공급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총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몰리며 평균 11.4대 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최근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 역시 총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청약에 나서면서 평균 51.7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분양가 수준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순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모든 입지가 상급지로 볼 수 있어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을 제외한 경기·인천, 지방에서는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로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경기 평택시 고덕동에 조성되는 '고덕자이 센트로'는 지난달 청약 접수 결과, 총 89가구 모집에 4034명이 몰리면서 평균 45.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청약을 접수한 평택시 현덕면 '평택화양서희스타힐스센트럴파크'는 703가구 모집에 105명만 접수하면서 대거 미달됐다. 청약 경쟁률은 0.1대 1에 그쳤다.
올해 3월 부산에서 청약에 나선 2개 단지도 희비가 엇갈렸다. 해운대구 우동에 공급되는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은 251가구 모집에 1392명이 접수하면서 1순위 평균 4.8대 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남구 우암동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는 경쟁률이 0.5대 1에 그쳤다.
인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서구 불로동 '검단신도시금강펜테리움3차센트럴파크'는 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오류동에 조성되는 '왕길역금호어울림에듀그린'은 1순위 경쟁률이 0.2대 1에 그쳤고, 청약 미달률은 84.8%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와 입지, 청약 대기 수요 등의 차이로 같은 지역에서도 결과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공급이 적었던 지역에서는 비교적 선방하는 경향이 있지만 지방은 대부분 미분양 우려가 크기 때문에 청약 수요가 가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경기권 안에서도 산업단지 등 개발 호재가 없으면 외곽 지역에서는 경쟁률이 상당히 낮게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집값 하락기에는 가격 하방 지지가 가능한 똘똘한 단지로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지역이나 단지별 양극화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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