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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뒤흔드는 '이정근 게이트'…"정치낭인이 브로커 활동"

등록 2023.04.16 08:00:00수정 2023.04.16 08: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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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캠프, '돈봉투 살포' 의혹

윤관석·이성만 등 현역의원 연루

자금 수수자들로 수사 확대 예정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금품수수 혐의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가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번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송영길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 등 수십명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엔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이 전 부총장 등 '정치낭인'(浪人)들이 자금 마련 및 전달책으로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5월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듬해 대선을 이끌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뽑는 자리였다. 당대표 선거는 송영길·홍영표·우원식 후보의 삼파전으로 치뤄졌는데, 친문 지지를 받는 홍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초반 예상과 달리 중도를 표방한 송 후보가 최종 당선됐다.

검찰은 당시 송 후보 당선을 위해 캠프 관계자들이 현역 의원과 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의 압수수색 영장에 따르면, 전당대회를 약 두 달 앞둔 2021년 3월 초께 강 협회장은 '지역본부 담당자들에게 현금을 지급해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을 포섭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후 이 전 부총장과 윤·이 의원을 통해 캠프 지역본부장 17명에게 총 1400만원이 전달됐고, 선거운동 독려를 위해 지역상황실장 20명에게 50만원씩 2000만원을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 10~20명에게도 300만원씩 두 차례, 총 6000만원을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

검찰은 강 협회장, 이 전 부총장을 비롯한 정당인 여러 명을 이 과정에 관여한 피의자로 적시됐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회의원을 꿈꾸는 '정치낭인'들이 자발적 브로커로 활동한 것 아니겠냐"며 "지역에선 대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일반당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니 (금품을 통해) 포섭하려 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 전 부총장은 20대·21대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등에서 낙선했다. 강 협회장도 19대·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떨어진 정치인 지망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캠프 상황실장에게 돈을 준 건 그냥 활동비 성격 아니냐'며 검찰 수사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검찰은 실제 선거에 미친 영향과 별개로 금품 제공을 권유하거나 제공한 행위 자체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금품을 살포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어떤 명목으로 돈이 전달됐는지는 앞으로 입증해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정당법 50조는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의 선출을 위해 후보자·선거운동관계자·선거인·참관인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검찰은 향후 자금 수수자들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전 부총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 전달 의혹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이 의원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윗선'으로 지목된 송 의원은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어 입증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 전 부총장은 각종 청탁 대가로 사업가 박모씨로부터 10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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