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행 이란자금 동결해제 시작"…구금 미국인 석방 대가(종합)
이란 외무부 성명 "미국 보증 받았다"
60억달러 해제 대가 美 수감자 5명 석방
美 "인권적 목표에만 사용…제재 해제 없어"
[서울=뉴시스]미국 정부가 한국 동결 자금 해제를 대가로 이란과 자국민 석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에 의해 수년간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동결됐던 이란 자금 수십억 달러가 해제되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월5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이란 이슬람공화국 대사관에 걸린 이란 국기. 2023.8.11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에 의해 수년간 한국에서 불법적으로 동결됐던 이란 자금 수십억 달러가 해제되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이와 관련한 의무를 준수하는데 필요한 보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 뉴욕타임스(NYT)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 미국과 이란이 60억 달러(약 7조8900억 원) 규모의 동결 자금 해제를 대가로 5명의 미국인 석방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2018년 미국이 대이란 경제 제재를 복원하며 한국 내에는 이란 원유 대금 약 70억 달러가 묶여 있었다. 이란은 해당 자금 동결이 불법이라며 해제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석방 대상은 사업가와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란계 미국인 이중국적자들이다. 이들은 테헤란에 있는 호텔 등에 머무르다 앞으로 몇 주 뒤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당국자들이 출국 전까지 이들을 감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들의 석방을 대가로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 60억 달러를 카타르 중앙은행으로 이전하게 할 계획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도 이란에 수감된 자국민들이 국내로 돌아오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이란이 부당하게 구금돼 있던 5명의 미국인을 감옥에서 석방해 가택연금시켰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NSC는 "고무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이들은 애초에 구금되지 않았어야 했다"며 "가능한 한 긴밀하게 그들의 상태를 살피고, 모두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쉬지 않겠다"고 했다.
아울러 "영구적인 석방을 위한 협상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민감한 상황"이라면서 가택연급이나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외교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긍정적인 조치"라면 아직 귀환 절차가 완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경우에도 이란에 대한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며 "(동결 해제된) 이란의 자금은 제한된 계좌로 옮겨져 오로지 인권적인 목표를 위해서만 사용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는 동결 해제된 이란 자금이 결국 이란혁명수비대(IRGC)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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