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필로폰 50㎏·165만명분 밀수한 공범 3명, 징역 10년

필로폰 화물 운반대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기소

시가 1600억원, 165만명이 동시 투약가능…역대 3번째 큰 규모

재판부 "국민들 마음 좀먹는 범죄…마약 수요·공급 차단해야"

[부산=뉴시스] 수출입 물품 선적에 사용되는 화물 운반대에 숨겨진 필로폰. (사진=부산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태국에서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수출입 물품 선적에 사용되는 화물운반대(팔레트)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 공범 3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8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향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태국으로 출국해서 필로폰을 숨긴 팔레트를 발송하는 역할을, B씨는 국내로 반입된 필로폰의 이동 과정을 돕는 역할을, C씨는 화물 통관 절차를 돕는 역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화물에 필로폰이 있었는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실질적으로 태국에서 필로폰을 보내고, 국내로 다시 돌아와 받는 등 구체적인 역할이 객관적으로 확인된다. 또 사전에 예행연습을 하고 현장에서의 구체적 행동이 있기에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주범 D씨의 사촌 동생으로 밀수입을 업으로 하는 형의 처벌 전력을 모를 리가 없고, 평소에 정상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다 이 사건 범행이 진행될 때만 텔레그램으로 통화를 한 사실이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쓰레기통을 수입했는데 주된 수입 화물을 두고 팔레트만 옮겼다. 이는 수입 목적이 쓰레기통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점들이 너무나 많다"며 "그럼에도 D씨의 지시가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일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 "C씨는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은행 6곳을 돌아다니며 99만원씩 화물 관련 비용을 타인의 명의로 지불했다"며 "이처럼 D씨는 자신이나 관련된 사람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게 노력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일들을 다른 사람한테 퍼뜨려지지 않을 믿을만한 사람에게 필로폰 밀수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부산지검이 압수한 필로폰 50㎏. 2023.02.21. [email protected]

이들이 밀수한 필로폰 약 50㎏으로 국내 역대 3번째로 큰 규모다. 시가 1657억원에 달하며,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검찰은 담배 밀수 혐의를 받던 D씨를 잡기 위해 현장을 덮쳤다가 밀반입된 필로폰을 적발하게 됐다.

이후 검찰은 사건의 배후를 추적해 밀수자금을 제공하고 국내 유통을 담당한 부산지역 조직폭력배 두목 등 3명을 추가로 검거했으며, 주범 D씨는 현재 재판받고 있다.

재판부는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마약 범죄들로 마약 청정국의 지위를 잃었다"며 "마약 밀수 범죄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을 좀먹는 범죄"라고 판시했다.

이어 "마약이 확산되고 있는 현재 수요와 공급을 끊고 건전하게 마약이 사용될 환자들에게만 사용되고 이 외에 일반 국민에게 환각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혹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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