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동아시아인 최종학력, 유전적 영향 있어"
삼성서울병원-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대만와 협력 연구
연구팀 "사회 환경적 요인과 동시에 유전적 영향도 확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교육부가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28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에서 심화 미적분과 기하가 제외돼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주요 영역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고교 내신 체제는 2025년부터 현행 9등급에서 5등급 체제로 바뀌며 절대평가가 확대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수능교재를 찾는 수험생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2023.12.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주로 서양인 대상으로 진행해왔던 개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줄 만한 유전적 연결 고리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도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성균관대학교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김재영 연구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명우재 교수 연구팀이 대만 연구팀과의 국제 협력을 통해 교육 성취 유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교육적 성취는 인지 능력을 반영해 일생 동안 얼마나 교육 받았는지를 뜻한다. 보통 최종 학력으로 측정되며, 환경과 유전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
유전의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돼 왔는데, 한국인을 비롯한 다른 인구집단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한국과 대만의 바이오뱅크 17만 6400명의 샘플을 분석해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을 밝히려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연구(GWAS)를 실시했다.
동아시아인의 교육적 성취와 유전과의 연관성을 수십만명의 대규모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의 GWAS 분석에서도 유럽의 선행 연구와 마찬가지로 교육성취도와 유전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유럽인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 있는 유전적 구조와 배경, 효과 등이 동아시아인에서도 상당 부분 일치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102곳에 달하는 교육적 성취와 관련 깊은 유전자 위치가 밝혀졌다.
다만 본 연구 결과는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육적 성취에는 사회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유전 변이를 이용해 개인의 교육적 성취를 예측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며 "이들 변이가 설명하는 교육적 성취에 대한 유전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적 성취와 연관된 유전변이들은 전체 교육적 성취의 차이를 10% 수준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보다 한국인의 특성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무게 중심을 뒀다. 유전 연구 역량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국제 학술지를 통해 조명 받는 동시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질병 치료 등 다양한 분야로 가지를 뻗어나갈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명우재 교수는 "동아시아인에서 교육적 성취에 대한 유전적 구조를 이해하고 인종 간 공유되는 유전적 특성이 많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더 크다"며 "이 연구 결과를 통해 교육수준이 치매나 정신장애 등 다양한 질환들과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방법을 밝히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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