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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노총 "'50인 미만' 중대재해법, 일주일도 안돼…유예 논의 멈춰라"

등록 2024.02.01 15: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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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2년 유예안 놓고 협상중

與, 野에 2년 후 산업안전보건지원청 설립 새롭게 제시

"노동자 피 대가로 만들어진 법…거래 대상 될 수 없어"

"민주당, 유예 연장안 처리 합의하면 총선서 심판할 것"

[서울=뉴시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논의 중인 여야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4.02.01. (사진=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를 논의 중인 여야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4.02.01. (사진=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여야가 지난달 27일 50인 미만 중소 사업장에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의 2년 재유예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놓고 막판 협상 중인 가운데, 노동계가 "당장 개악을 중단하라"며 항의 기자회견을 벌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정의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 생명과 안전을 흥정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행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법을 사용자 단체의 떼쓰기에 놀아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재유예를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어제 부산의 작은 폐기물업체 청년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적용을 또다시 유예한다면 이런 죽음은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을 확대해도 부족할 판에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을 추가로 유예해 경영책임자를 노동자 죽음의 책임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국회가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하는 것이며 법을 사문화시키는 형태"라며 "정부와 거대양당은 적용 유예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중대재해법은 노동자들이 수십년 동안 일터에서 죽고 다치면서 피의 대가로 만들어진 법인데, 노동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기업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강력하게 경고한다.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와 국민의 생명안전을 포기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협상 중인 민주당을 향해 "정부와 여당에 배신 당할 것이 분명한 산업안전보건지원청 설립이라는 허상에 매달려 작은 사업장 노동자의 생명을 버리려 한다"며 "이번 적용 유예 연장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한국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반노동세력'으로 규정하고 심판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의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2.0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정의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이 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 앞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반대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4.02.01. [email protected]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정의당, 진보당과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 10년 간 1만 여명의 노동자가 죽어나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며칠 전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죽었고, 중대재해법 적용이 되니 고용부 장관까지 출동해 수사를 지휘한다고 나섰다"며 "경영책임자가 처벌될 수 있다고 하니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 죽음이 너무도 비통하고 참담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은 허위와 왜곡으로 점철된 공포 사기극에 이어 허울뿐인 기관 설립으로 정치거래를 시도하고 있다"며 "여야가 정치거래의 볼모로 잡은 산업안전보건청은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관이고, 중대재해법은 발생 책임을 묻고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법이다. 어느 하나로 다른 하나를 거래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 역시 민주당을 향해 "정치거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중대재해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안을 가져오기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개악안에 합의하겠다는 태도는 그동안 민주당이 중대재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해온 모든 과정이 거짓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했다.

끝으로 "노동자의 피가 묻은 표로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정치적 망상을 하는 그 어떤 세력도 노동자 시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국회는 개악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는 이미 시행된 법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강화하라"고 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2021년 1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1월27일부터 시행됐으나 전면 도입에 앞서 근로자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 간 시행을 유예했다.

국회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법 개정 논의를 진행했지만 법 처리가 불발되면서 지난달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확대 적용됐다.

하지만 민주당이 법 개정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에 반대해왔던 정부여당이 이날 조건부 선회 입장을 밝히면서 다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시행이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산업안전보건청의 명칭을 산업안전보건지원청으로 하고, 2년 뒤 개청하는 안을 민주당에 새롭게 제시하고 막판 협상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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