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 삶 담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 국보 된다
[서울=뉴시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팔상도를 대표하는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일괄로 제작한 불화다. 지난 2003년 보물로 지정됐다가 20여 년 만인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
영산회상도 1폭과 팔상도 8폭으로 구성됐다. 팔상도는 석가모니 생애에서 역사적 사건을 주제 8개로 표현한 불화다. 팔상 개념은 불교문화권에서 공유됐어도 이를 구성하는 각 주제, 도상, 표현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나라 경우 조선 초기 '월인석보'의 변상도를 차용한 팔상도가 제작됐다. 후기에 '석씨원류응화사적'에서 제시된 도상으로 새로운 형식의 팔상도가 유행했다. 후기 팔상도 대표 작품이 순천 송광사 팔상도다.
현재 송광사성보박물관에 보관 중인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는 화기를 통해 1725년이란 제작 연대와 의겸 등 제작 화승을 알 수 있다. 한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일괄로 일시에 조성해 봉안한 가장 이른 시기 작품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팔상도만이 아니라 영산회상도까지 '석씨원류응화사적'의 도상을 활용해 하나의 개념 속에 제작된 일괄 불화로서 완전함을 갖추고 있다"며 "조선 후기 영산회상도의 다양성과 팔상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수화승 의겸의 지휘 하에 영산회상도를 중심으로 팔상도 각 폭이 통일된 필선과 색채를 유지하면서, 수많은 화제로 구성된 팔상의 인물들은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며 "전각과 소나무를 이용해 공간성만이 아니라 사건에 따른 시공간 전환을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등 구성과 표현에 있어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이날 조선 후기 화가 김홍도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과 승려장 정우의 작품 '남원 대복사 동종'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은 1778년 김홍도가 '서원아집'을 주제로 그린 그림이다. '서원아집'은 북송 영종의 부마 왕선이 수도 개봉에 있던 자신의 집 서원에서 1087년 소식, 이공린, 미불 등 여러 문인들과 다양한 문예활동을 즐겼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은 17세기 조선에 유입된 명대 구영의 작품에서 도상을 차용했다. 문화재청은 "배경의 버드나무를 비롯해 암벽, 소나무를 과감한 필치로 그려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길상적 의미를 지닌 사슴과 학을 그려 조선 서원아집도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총 6폭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수묵담채로 표현됐다. 5폭에서 6폭 상단에 14행으로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의 제발이 적혀 있다.
1778년 9월 이 작품이 완성되고 1778년 12월 강세황이 김홍도를 '신필'이라고 칭송한 내용도 담겼다. 이는 김홍도의 예술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문헌 자료다.
조선 후기 성행한 아회(雅會) 문화를 대표하고, 김홍도의 34세 화풍을 살필 수 있는 기년작이란 점에서 회화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며 이후 유행한 서원아집도 병풍의 새로운 모델을 제기한 작품으로서도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특히 중국에서 유래한 화풍을 조선화해 재창조해 발전시킨 조선시대 회화사의 독자성, 창조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작품이란 점에서 예술적 가치 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남원 대복사 동종 (사진=문화재청 제공) 2024.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남원 대복사 동종'은 몸체에 새겨진 주종기를 통해 승려장 정우가 신원 등 7명과 함께 1635년) 제작했음을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처음 영원사에 봉안하려고 제작됐다가 영원사 폐사 후 현재 원 대복사로 이안된 것으로 여겨진다.
정우와 신원은 17세기 전반 재건 불사가 진행된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승려 주종장이다.
이들의 초기 작품 남원 대복사 동종은 종의 어깨 부분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시대 동종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종뉴는 쌍룡의 외래 양식을 절충하고 입상연판문대에 연화하생 장면처럼 연출한 인물 표현, 불법 전파와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를 도입한 점은 조선 후기라는 시대성과 작자 개성을 담아낸 부분이라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정우와 신원의 작품 양식과 활동 과정을 살필 수 있고, 주종기를 통해 제작 연대, 봉안 지역과 봉안 사찰, 시주자 및 시주 물품, 제작 장인 등 중요하고 다양한 내력이 확인되어 역사적·학술적 가치도 크다.
문화재청은 국보로 지정 예고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와 보물로 지정 예고된 '김홍도 필 서원아집도 병풍'등 2건에 대해 30일간 예고 기간 중 각계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