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헝가리 미 대사, "오르반 총리, 나토 내 헝가리 입지 위협"
트럼프 전 미 대통령과 회동 뒤 비판 거세져
나토 축출 가능성 언급 아니나 우회 거론한 듯
[댈러스=AP/뉴시스]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 2022년 미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가 지난 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뒤 데이비드 프레스먼 주헝가리 미국 대사가 14일 헝가리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내 입지가 위태롭게 한다고 비판했다. 2024.3.1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러시아와 관계를 확장하면서 반미 메시지를 위험할 정도로 발하고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으로서 헝가리의 입지를 위태롭게 만든다고 주헝가리 미국 대사가 14일(현지시각) 경고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데이비드 프레스먼 대사는 헝가리의 나토 가입 25주년을 맞아 부다페스트 중부유럽대학교에서 연설하면서 헝가리가 “다른 동맹국들과 다르게 행동한다. 지난 4반세기 동안의 유럽안보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고립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스먼 대사의 발언은 오르반 총리가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플로리다 자택을 방문한 뒤 나온 것이다. 트럼프와 만남 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는 방법으로 전쟁을 끝내는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프레스먼 대사는 오르반 총리의 발언에 대해 ”평화를 위한 제안이 아니다. 항복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헝가리 정부가 헝가리 주둔 미군 가족의 차량 운행을 막아 양국 사이의 합의를 위반했다며 ”헝가리 정부가 미국을 적으로 지목하고 위협하는 등 우방국과 동맹국으로부터 스스로를 멀리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헝가리와 미국 등 나토 주도국들 사이에 반복이 커지고 있으나 헝가리가 나토에서 축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나토에는 회원국을 제명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으며 헝가리 여론도 나토 잔류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도 나토를 탈퇴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최근 발트해 국가들에서 헝가리를 나토에서 축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미 당국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적은 없다.
그러나 프레스먼 대사의 이날 비판은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
프레스먼 대사는 헝가리의 나토 축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헝가리의 정책이 우크라이나를 무장 해제하면 푸틴이 전쟁을 멈출 것이라는 환상에 근거하고 있다. 정반대라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비판했다.
프레스먼 대사는 ”오르반 총리 정부가 미국 정부가 교체되길 기다리겠지만 미국은 오르반 정부가 교체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헝가리가 기다리는 동안 미국은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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