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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미 국무, “미 지원 무기로 러 영토 공격 허용해야”

등록 2024.05.23 08:29:01수정 2024.05.23 08:5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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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국경 넘는데 우크라 무기만 쓰는 상황에 입장 변화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 설득 중…아직 공식화되진 않아

로이드 국방도 러 영공서 폭격하는 전투기 타격 허용 시사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로 블링컨 장관이 미국 지원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5.23.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로 블링컨 장관이 미국 지원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5.2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안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가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 내 표적을 타격하도록 허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백악관 핵심 세력들이 블링컨 장관의 주장에 어느 정도로 동의하는 지가 불투명하며 아직 조 바이든 대통령 앞에 공식 제시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지역 국경을 넘어 진격하는 데도 우크라이나가 미국 드론이 아닌 다른 드론만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을 본 블링컨 장관이 입장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러 군함·석유시설·발전소 공격에도 우크라 생산 드론만 사용

우크라이나는 몇 달 전부터 러시아 군함과 석유시설,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을 늘리면서 미국 무기보다 속도와 파괴력이 크게 부족한 자체 생산한 드론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을 갈수록 더 많이 요격하고 전파방해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미국 지원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영국이 자국 지원 무기의 사용 제한을 슬그머니 해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영국제 스톰 새도우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여러 지역을 공격할 수 있게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할 절대적 권리를 보유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 징집병을 외국으로 불러내 훈련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훈련 교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훈련 교관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정해지지 않은 탓에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동의하지 않은 상태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최근 미 정부 입장을 다시 강조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우리가 지원한 무기를 우크라이나 내부 표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유보적으로 말했다. 그는 “항공 전투는 조금 다르다”고 말해 러시아 상공에서 우크라이나를 활공폭탄으로 공격하는 러시아 전투기를 타격하는 일부 예외적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 공개 전술핵훈련…미의 전쟁 확산 우려 최대한 활용

한편 러시아는 미국의 전쟁 확산 우려를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사용하는 상황을 가상한 전술핵무기 공개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에 대해 러시아 매체들은 “서방 당국자들의 도발적 발언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때 우크라이나에서 핵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을 50% 정도로 평가했던 미 정부가 최근의 러시아 핵위협에 대해선 엄포를 놓기 위한 위력 과시 정도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최근 사임한 빅토리아 눌런드 전 국무부 차관은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 공격을 금지하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대러 강경파인 눌런드 전 차관은 그동안 미 정부 안에서 소수 의견이었으나 최근 동의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저하면서 뒤늦게 지원을 승인한 첨단 무기 지원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확산되지 않은 덕분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NYT와 인터뷰에서 전쟁 확산 우려가 기우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전쟁을 확대하고 있고 푸틴의 핵전쟁 위협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일부 참모들은 아직 반신반의한다. 이들은 지난해 내내 푸틴을 자극할 금지선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면서도 금지선의 한계가 무엇인지, 예상되는 푸틴의 반발이 어떤 것일 지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과 면담에서는 물론 NYT와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무기로 러시아군을 공격하는 것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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