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휴·애런스 "번지점프를 하다' 만난 형제 같은 사이…한국 이야기 원동력"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공동 작업
6월 대학로서 개막…10월 브로드웨이 진출
[서울=뉴시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창작진인 박천휴 작가와 엘 애런스 작곡가. (사진=라바마인) 2024.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올해 겹경사를 맞았다. 오는 6월18일 서울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에서 다섯번 째 시즌을 시작하는데 이어 10월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다.
작가 박천휴와 음악 작곡가 윌 앨러슨을 만나 무대 올려지기까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좋은 기회를 얻은 만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어요. 창작자로서 맡은 바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들어요."
'어쩌면 해피엔딩'을 쓴 박천휴 작가는 "작품을 처음 쓸 때 생각하고 있는 정서나 상상하는 이미지들을 무대 위에서 온전하게 구현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브로드웨이는 워낙 스케일이 크고 관형화가 되다보니 긴장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펼치는 이야기다. 미래형 로봇와 대비되는 아날로그 감성과 사운드 넘거가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한국 초연 일정이 잡힐 무렵 뉴욕 현지 프로듀서로부터 '어쩌면 해피엔딩'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만큼 모든 게 빠르게 진행이 됐는데 2019년 코로나를 만났죠."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일 테노레'에서 박 작가와 호흡을 맞춘 작곡가 윌 앨러슨은 브로드웨이 무대로 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애틀란타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이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창작진인 박천휴 작가와 엘 애런스 작곡가. (사진=라바마인) 2024.05.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박 작가와 애런슨은 미국 뉴욕대에서 처음 만나 재미 삼아 함께 곡을 쓰기 시작했다. 2012년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로 정식 협업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공동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 작가는 "애런슨은 창작을 하기 전 친구였고 지금은 형제같은 사람"이라며 "당장 큰 돈을 벌기 보단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측면에서 가치관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애러슨 역시 "서로 영감이라는 것을 상호교환하고 둘다 뮤지컬을 너무 좋아한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친구이자 파트너로 지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음악 외에도 많다.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지낸 점, '한국'을 좋아하는 점이 닮았다. 특히 애러슨은 박 작가와 여러 작품을 준비하면서 한국의 역사와 한국어를 틈틈히 공부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뮤지컬 관객층이 젊고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굉장히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죠. 그래서 한국에 오자마자 책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윌 애러슨)
모든 작품의 배경을 한국으로 설정한 점도 흥미롭다. 박 작가는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배경으로 하지 않는다면 이야기를 쓸 원동력이 잘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최근 준비 중인 작품 역시 197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고 알렸다.
"한국인 창작자와 미국인 작곡가가 협업을 하다보니 이방인의 정서, 외로움의 정서가 자연스럽게 담기는 것 같아요. 이중문화적인 성격들이 작품에 녹아들고 어떤 부분에서 그런 점을 독특하다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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