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급발진 미스터리…페달 블랙박스 도입 목소리 커져
김필수 교수 "페달 블랙박스, 오인 여부 정확히 알 수 있어"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오후 9시27분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역주행해 BMW, 소나타 등 차량을 차례로 친 후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4.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최근 도심 내에서 급발진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페달 블랙박스'를 의무화하거나 페달 오인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급발진 신고 236건 중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국과수에서 EDR 분석 후 급발진을 인정한 적도 전무하다.
현실적으로 급발진 판단이 쉽지 않은 건 운전자의 증언만으로 그 원인이 페달 오인인지, 차체의 기계적 결함인지 여부를 규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로 급발진 사고 책임 소재를 확실히 하거나 페달 오인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페달 블랙박스란 액셀,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하는 블랙박스다.
국내에서 아직 급발진이 인정된 사례가 없는 만큼 페달 블랙박스 영상은 운전자가 액셀을 밟지 않았다는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들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권고했지만, 제조사 측에서 "개발에만 5년이 걸린다"며 거부한 바 있다. 국내 제조사는 물론 수입사에도 강제해야 하는 탓에 무역 분쟁 등의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했고, 한국은 급발진 의심 사례를 제조사가 아닌 소비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이례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제조사들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 옵션을 추가할 것을 재차 권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 또한 페달 블랙박스 의무화에 여러 장단점이 존재하나, 페달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가 되면 급발진 사고 책임 소재를 확실히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급발진 사고는 예방도 물론 중요하나 예방이 쉽지 않다. 이때 페달 블랙박스가 사고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 직접 증거를 남기기 때문에 위변조 없이 운전자의 결백 혹은 운전자의 페달 오인 여부를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현 상황에선 여러 장단점이 교차하기에 당장 현실적으로는 애프터마켓 제품으로 국내에서 제조된 페달 블랙박스라도 장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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