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 끝났다"…민주당 의원들, '바이든 사퇴 압박 계속' 시사[2024美대선]
"간단한 문제 아냐…전당대회까지 유동적일 것"
펠로시도 바이든 사퇴 필요 시사…클루니도 촉구
11일 나토 기자회견 분수령…15일엔 NBC 인터뷰
[애틀랜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스튜디오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첫 TV토론 이후 무대를 벗어나고 있다. 2024.07.1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대선 후보 사퇴 논란이 일단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불씨가 되살아나는 모양새다.
표면적으로나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일단락된 민주당 상·하원에선 하루 만에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액시오스에 따르면 재러드 허프먼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 관련 논의에 대해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으니 이 문제는 끝났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허프먼 의원은 "이 문제는 나토 정상회의가 끝날 때까지는 물론이고 민주당 전당대회까지 계속 유동적일 것"이라며,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일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그만 끝내라고 단호하게 말한 뒤, 최소 공개 자리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하원 의원들이 많아졌다.
특히 상원에선 전날 비공개 오찬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있지만, 일단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사퇴로 기우는 의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전날 액시오스에 바이든을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힌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코네티컷)은 10일엔 "바이든의 대선 승리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피터 웰치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버몬트)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각)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2024.07.11.
상원에서 첫 공개 사퇴 촉구도 나왔다.
피치 웰치 상원의원(버몬트)은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기고에서 "트럼프에게서 우릴 또 구해주겠다는 바이든의 출마 이유는 이해하지만, 자신이 그 일을 할 최고의 후보인지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내 생각엔 그렇지 않다. 국가를 위해 경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하원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표했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캘리포니아)은 이날 MSNBC에 출연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우린 모두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건 아니지만, 바이든 대통령 재선에 대한 명확한 지지 표현도 아니었다.
펠로시 전 의장은 공식적인 민주당 지도부는 아니지만, 당내 의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바이든 대통령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워싱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10일(현지시각) MSNBC에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유지 관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모두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리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펠로시 전 의장과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3일 백악관에서 손을 잡고 있는 모습. 2024.07.11.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이날 바이든 사퇴에 찬성하는 중도 좌파 신민주연합 지도부 및 경합주 의원들을 만났다.
CNN에 따르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들의 우려 사항들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사를 밝혔음에도 의원들의 우려를 전달하는 건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스티브 코헨 하원의원(테네시)도 "어젠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며 사퇴 논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해 온 유명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도 이날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난 조 바이든을 사랑하지만, 새로운 후보가 필요하다"고 촉구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도를 적극 도운 클루니는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 자금모금 행사에서 3000만 달러(약 415억원) 규모 역대급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
클루니는 LA 행사에서부터 이상기류를 느꼈다며 "그때 내가 함께한 이는 2010년의 바이든도, 2020년의 바이든도 아니었다. 토론 때와 같은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민주당 의원들이나 주지사들이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진 않더라도, 자신이 얘기해 본 이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은 영웅이다. 2020년 민주주의를 구해냈다"며, 2024년엔 후보 사퇴로 민주주의를 다시 구하라고 촉구했다.
[워싱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각국 정상들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리셉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7.11. [email protected]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11일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나토 정상회의 연설에서 토론회 때와 다른 강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11일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 등에 대응하는 모습으로 바이든의 국정 수행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코헨 의원도 액시오스에 "바이든이 어떻게 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로선 경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5일 NBC와 인터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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