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2년 반…유럽, 러시아 위협에 징병제 부활 물결
라트비아, 올해 1월1일 징병제 부활…폐지 18년만
노르웨이·스웨덴, 병력 증강…영국·독일, 징병 논의
CSIS "나토 유럽 회원국, 美 없이 병력 해법 찾아야"
[윌트셔=AP/뉴시스]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반가량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는 줄줄이 징병제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지잔해 2월1일(현지시각) 영국 윌트셔의 솔즈베리 평원에서 호주군 교관이 우크라이나 군인에게 이야기하는 모습. 2024.07.2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반가량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는 줄줄이 징병제를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각) 폴리티코, 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일부 유럽 국가는 의무 병역제도를 재도입하거나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칸디나비아반도와 발트해 연안에서 이 같은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라트비아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18년 전 폐지한 남성 징병제를 부활했다. 라트비아 남성 시민권자는 18세가 되면 12개월 복무를 해야 한다.
노르웨이는 지난 4월 국방 예산을 두 배가량으로 대폭 늘리고 징집병, 예비군 등 2만여 명을 군대로 모집하는 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2015년 도입한 노르웨이 징병제는 양성을 모두 대상으로 한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최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렌 노르웨이 총리는 "우리는 새로운 안보 환경에 맞는 방어가 필요하다"고 군사력 증강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다른 양성 징병제 국가인 스웨덴은 올해 7000여 명을 징병한 가운데 이듬해에는 8000여 명까지 그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2017년 4000여 명에 불과했던 숫자는 러시아의 위협이 증가하면서 두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징병제 논의는 지난달 총선을 치른 영국에서도 보수당이 불씨를 댕겼다. 제2차 세계 대전 뒤로 군사력 증강에 조심이었던 독일도 국방부 차원에서 징병제 부활을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결국 독일은 지난달 징병제 부활을 보류했지만 모병제를 통해 병력을 늘리기로 했다.
[도네츠크=AP/뉴시스]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한 사격장에서 러시아군에 징집된 예비군이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2022.10.06.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군 동원 연령 하한선을 27세에서 25세로 낮췄고, 징역형 재소자의 군 복무를 허용했다.
숀 모너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방문연구원은 "일부 국가에서는 징병이 여전히 인기 없는 주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한 달 안에 병력 30만 명을 동원하고 6개월 안에 50만여 명을 추가로 동원할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나토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 동맹국은 병력을 충원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보 위기 부상에도 유럽 국가 대부분에서는 징병제 도입·부활·확대는 여전히 부담이다. 그 때문에 부담을 덜기 위해 강한 예비군 제도를 둔 핀란드식 모델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핀란드는 상비군이 1만3000여 명 수준이지만 전시 즉시 동원 가능한 병력이 28만 명에 달한다. 최대 동원 역량은 90만여 명에 이른다.
로버트 해밀턴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유라시아연구 총괄책임자는 "핀란드는 좋은 예시다. 핀란드 예비군은 매우 작은 규모의 현역군에 통합될 수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핀란드는 나토와 옛 소련 사이에 끼어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쐐기형' 국가였기 때문에 독자적 방위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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