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금기금 소진 8~9년 늦추는 걸로 안돼"…지속가능성 방점
윤 대통령,국정 브리핑, 국민연금 개혁 방안 설명
정부안 9월4일 발표…공론화 안건들은 제외할 듯
자동 안정화, 차등 보험료 언급…보험료 인상 예고
기초연금 40만원, 퇴직·개인연금 강화로 소득 보장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지난 1월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모습. 2024.01.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을 8~9년 늦추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연금개혁 방향이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오전 국정 브리핑을 통해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설명하면서 "기금소진 연도를 8~9년 늘리는 모수 조정만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 내는 돈인 보험료율은 9%,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은 40%로 조정돼있는데 이 같은 제도를 유지할 경우 국민연금 기금은 2055년에 소진된다. 저출산 고령화 여파에 국민연금 소진 시점은 5년 전에 예상했던 2057년보다 2년 앞당겨졌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연금개혁 방안을 크게 두 가지로 추렸는데, '더 내고 더 받는' 1안은 보험료율을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도 50%까지 올리는 내용이었다. '더 내고 그대로 받는' 2안은 보험료율을 12%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를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기금 소진 시점의 경우 1안은 2062년으로 2055년보다 7년 미뤄지는데 그친다. 재정 안정에 방점을 둔 2안도 기금 소진 시점은 2063년으로 2055년보다 8년만 미뤄질 뿐이다.
기금이 소진되면 보험료만으로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전문가마다 추계가 다르지만 대체로 보험료율이 20%대는 돼야 연금 지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연금연구회에 따르면 수입과 지출의 수지를 맞추려면 소득대체율은 그대로 유지하고 보험료율만 12~15%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9월4일 국민연금 개혁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윤 대통령의 기금 소진 시점 언급을 고려하면 기존 공론화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나왔던 안건들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8.29. [email protected]
자동 안정화 장치는 인구 구조 변화, 평균 수명 등을 고려해 보험료율나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기금 소진이 예상되는 특정 시점이 되면 자동으로 보험료율을 높일 수 있다.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은 보험료를 인상하되 세대별로 인상 속도를 달리하는 것이다.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인상된 보험료를 더 오랜 기간 내야 하는 청년층의 반발을 고려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 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소득 보장의 경우 국민연금이 아닌 기초연금을 현행 33만원 수준에서 4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나왔다. 기초연금 40만원 인상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또 기초연금을 받으면 생계급여 수급자는 수급액이 깎이는데, 감액되는 금액 만큼 추가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연금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적되고 있는 퇴직연금과 개인연금도 실질적인 노후 소득이 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개편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한 구체적인 개혁안을 국민 여러분께 발표드리겠다"며 "연금개혁은 법률 개정으로 완성되는 만큼 국회도 논의 구조를 조속히 마련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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