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탔는데 휴대폰만 만지작…버스기사 일어나 "자리 양보좀"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출근길 만원 버스에 올라 숨을 몰아쉬던 임신부가 버스 기사의 도움으로 목적지까지 무사히 앉아서 갔다는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JTBC에 따르면 서울 망우동에서 상암동을 오가는 간선버스 270번 버스를 모는 기사 전진옥 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버스가 청량리역 환승센터를 출발한 뒤 임신부 A씨가 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전 씨는 "270번 노선에 노약자가 많은 편이라 늘 (승객을) 세심하게 보는 편"이라며 "이날도 옴짝달싹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들어찬 버스에서 임신부 한 명이 힘겹게 버스에 올랐다"고 전했다.
전 씨는 "출근 시간대니까 다들 자리를 차지하고 핸드폰만 본다. 임신부 A씨가 버스 뒤쪽을 쳐다보기에 '아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에 사이드를 채우고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신호 대기를 받았을 때 빠르게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일어나 승객들을 향해 "임신부가 계신다, 자리 좀 양보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한 여성이 A씨에게 자리를 양보했고, 덕분에 A씨는 남은 9개 역을 지나는 약 20분 동안 편하게 앉아 갈 수 있었다.
A씨는 내리기 전 기사를 찾아와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고, 이후 버스회사 홈페이지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며 칭찬글을 올렸다.
전 씨는 "임신부가 앞으로 나오셔서 너무 고맙다고 그래서 내가 죄송하다고 했다. 미리 자리를 마련해줘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고, 기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내가 더 고맙다고 인사했다"며 A씨와의 대화를 기억했다.
전 씨는 "줄곧 해온 일이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며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지하철, 버스 등에서 임신부들은 최우선적으로 배려돼야 한다. 오죽했으면 기사님이 직접 행동으로 실천하셨을까", "지하철 임신부석에 앉는 사람들 단속 좀 해라", "내가 임신했을때, 아이랑 대중교통 이용했을때도 젊은 사람들은 눈 마주쳐도 안비켜주더라. 4살 꼬마가 봉잡고 있어도 눈 마주칠까봐 핸드폰만 하더라. 아이 낳고 키워본 사람들만 양보해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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