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지난 반세기 중 가장 더웠다…평균기온·열대야 1위
기상청 '2024년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 발표
평균기온·열대야 일수 역대 1위…폭염은 3위
2018년과 비교하면 무덥고 습한 더위가 특징
평년보다 비 적게 왔지만 장마철 강수량 1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1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붉게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 낮을수록 푸른색을 나타낸다. 2024.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올여름이 지난 반세기 중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여름(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았다.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대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열대야일수도 2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6.5일)과 비교하면 3.1배에 달하고, 역대 2위인 2018년(16.5일)과 비교해도 3.7일이 더 많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평년(10.6일) 대비 2.3배다.
올여름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10곳에서 폭염일수 역대 1위를 경신했고, 서울은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폭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 중 하나인 2018년과 비교하면 올해는 습한 무더위가 특징이다.
2018년과 올해 모두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 상공을 덮어 고온이 나타났으나, 2018년의 경우 7월 강수가 적고 맑은 날이 올해보다 많아 폭염일(31.0일)이 더 많았다.
반면 올해는 7월 장마철 고온다습한 수증기 유입과 8월 주변 해상에서의 높은 습도로 2018년보다 7~8월 평균 상대습도가 5%p 높았고, 이로 인해 밤사이 기온 하강이 둔화해 열대야가 많이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올여름이 지난 반세기 중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강수량은 평년에 미치지 못했으나 장마철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2024년 여름철(6~8월) 전국 강수량 분포도 및 시계열. (사진=기상청 제공) 2024.09.05. *재판매 및 DB 금지
여름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었다. 이번 여름 전국에 내린 비는 602.7㎜로 평년(727.3㎜)의 82.5% 수준이었다.
장마철만 살펴보면 전국 평균 강수량은 474.8㎜다. 장마철이 시작된 지난 6월19일부터 7월27일까지 한 달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올여름 전체 강수량 중 78.8%가 쏟아진 것인데,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이다.
단기간에 많은 비가 쏟아진 만큼 이번 장마철 강수는 좁은 영역에서 강하게 내리는 특징도 보였다.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는 사례가 전북 군산시와 익산시, 충남 서천군과 부여군 등 9개 지점에서 관측됐다.
짧은 시간·좁은 지역에 쏟아지는 집중호우의 원인으론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수증기와 우리나라 북쪽에서 유입된 상층의 찬 공기가 정체전선상에서 충돌하며 비구름을 강하게 발달시킨 점이 꼽힌다.
다만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엔 고기압권에 속해 맑은 날이 많아 평년보다 비가 적게 왔다.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만 가끔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의 영향도 크지 않았다. 지난달 20~21일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했으나 우리나라 상층의 고기압성 흐름에 의해 강도가 약해졌다.
여름철 해수면 온도는 23.9도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8월 평균 해수면온도는 28.3도로 최근 10년 평균(26.2도)보다 2.1도가 높았는데, 이는 8월에 맑은 날이 많아 일사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장마철 집중호우, 폭염과 열대야의 극성으로 국민들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기상청은 이상기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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