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中 전기차업체들의 '판매가 하한선' 제안 거부…"요건 충족 못해"
"중국측 제안, WTO·EU 규정과 양립할 수 없는 것"
"보조금의 부정적 영향 시정하는 내용 담아야"
[스트라스부르(프랑스)=AP/뉴시스]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전기차 수출과 관련해 유럽연합(EU)에게 판매 가격 하한선 또는 판매 수량 상한선을 정해달라고 제안했으나, EU가 이를 공개 거부했다. 사진은 지난해 4월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 건물 앞에 EU 깃발 등 유럽 국가 국기들이 펄럭이고 있는 모습. 2023.09.12.
중국이 이달 말 투표로 확정되는 자국산 전기차 고율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해 협상안 제출 및 로비 등을 하고 있는 가운데, EU가 이 같은 노력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각) 폴리티코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구체적으로 질 대변인은 몇몇 중국 수출업체가 세계무역기구(WTO) 및 EU 규정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판매가 확약'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해당 제안서에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유럽 내 전기차 판매 가격 하한선 또는 판매 수량 상한선을 정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질 대변인은 "우리는 해당 제안이 보조금의 해로운 효과를 제거할 수 있는지, 효과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행할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춰 검토를 했다"며 "그러나 제안 중 어느 것도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행위는 타협이 이뤄진 해결책에 열려 있다"면서도 중국의 모든 제안은 WTO 규정에 부합하고 보조금의 부정적 영향을 완전히 시정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중국은 EU와 협상을 통해 자국산 전기차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피하려 노력했으나, EU는 이 같은 중국의 필사적인 노력에 타격을 입혔다"고 평했다.
한편 EU 회원국들은 이달 말 투표를 통해 5년간 중국산 전기차에 17.0~36.3%p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해당 관세 확정이 무산되려면 EU 인구의 65%를 대표하는 15개국 이상 회원국이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 당국과 기업들은 관세를 줄이거나 완전히 철회해달라고 EU를 상대로 긴급하게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은 다음 주 중 예정된 장관급 회담에서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무역 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이와 관련한 최후 설득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을 방문한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11일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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