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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군인 했나"…열악한 軍 관사 상태에 한숨

등록 2024.10.01 0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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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군 당국이 제공하는 관사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군 간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군 당국이 제공하는 관사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군 간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관사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자신의 직업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군 간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낙후되고 열악한 독신자 숙소를 배정받은 육군 간부 A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씨는 "가족들한테 정말 너무너무 미안했다"며 "내가 이러려고 군인 하나 싶었다. 왜 이런 대우를 받아 가며 주변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 아내가 집을 보고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애를 키울 수 있냐'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제 가슴속 깊이 박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고 호소했다.

A씨는 방바닥에 수건과 냄비를 두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는 영상을 공유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부대 측에 방수 공사를 건의했으나 '더 급한 숙소가 있다'는 이유로 3년 동안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가 돼서야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대전 측은 "하루빨리 초급, 중급 간부의 복무 여건 개선 및 처우 개선을 통해 군 복무가 보람되고 자랑스럽고 선망의 대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러니 지원자 없고 전역자 늘어나지" "누수보다 긴급하게 어디 있느냐. 초장에 안 잡으면 소규모로 갈 공사가 대보수로 넘어간다" "나도 결혼 후 첫 집으로 관사 들어갈 때 곰팡이 핀 집과 누수 있는 집 중 골라야 했었다" "이러고도 간부 지원하라고 집도 주고 한다고 말할 수 있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육군 사관학교 생활관과 육군 정보학교 생활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가득 차 있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육군 사관학교 생활관과 육군 정보학교 생활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가득 차 있다.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에도 육대전에는 육군사관학교 생도 생활관(화랑관), 경기도 이천에 있는 육군 정보학교 생활관 벽과 천장에 곰팡이가 가득 핀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육군 장교 B씨는 "올여름 유난히 더웠던 날씨와 긴 장마로 인해 곰팡이가 더욱 심해졌지만 문제의 핵심은 노후한 시설"이라며 "육사 화랑관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설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국가가 군 간부 생활 여건 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B씨는 육군정보학교 생활관 상황 역시 비슷하다고 했다.

그는 "1층에서는 곰팡이 때문에 천장 텍스가 썩어 떨어지고, 벽에도 곰팡이가 가득해 에어컨을 틀어도 습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정보학교에 새로운 교육생이 오면 '교육여건 불비를 이해해 달라'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교육생이야 단기 교육을 받고 나가면 되지만) 거기서 몇 개월을 생활해야 하는 간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청소하고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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