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의대 총장들에 "동맹휴학, 정당 사유 아냐…승인 말아야"(종합)
오석환 차관, 휴학 승인 서울대 의대 겨냥
"의대학사 정상화 위해 위견 수렴할 것"
서울대 의대, 2학기 수강 신청 학생 '0명'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4일 온라인으로 '전국 의대 총장 협의회'를 개최해 의대생들의 대규모 집단 휴학이 승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은 지난 8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 중인 오 차관의 모습. 2024.10.04.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교육부는 4일 오후 전국 40대 의대 총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대생들의 대규모 집단 휴학이 승인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온라인으로 '전국 의대 총장 협의회'를 개최했다. 오 차관은 이 자리에서 "동맹휴학은 정당한 휴학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대규모 집단휴학이 승인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오 차관의 요청에 많은 대학이 공감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총장들 사이에서는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또 학생들의 복귀와 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총장들의 제안이 이어졌다고 교육부 측은 밝혔다.
교육부는 오 차관이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해 정부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서울대 의대가 9월30일 약 780명의 1학기 휴학 신청을 일괄 승인한 이후 나흘 만에 진행됐다.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이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정부 차원에서 총장들과 긴급하게 소통에 나선 것이다.
서울대 의대가 휴학을 승인할 수 있었던 건 휴학 승인 결정권자가 총장이 아닌 단과대 학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의대 학장에게 휴학 승인 권한이 있는 대학은 전국 40대 의대 중 20여 개다.
이들 20대 대학도 서울대 의대의 휴학 승인 이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집단 유급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국립대 의대 총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서울대의 휴학 승인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물리적으로 학생들의 집단 유급 외에 남은 옵션이 없는 상황이 온다면 휴학 승인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교육부 역시 의대들의 이 같은 분위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교육부는 40개 의대에 '학사 운영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향후 대규모 휴학 허가 등이 이뤄지는 경우 대학의 의사결정 구조 및 과정, 향후 복귀상황을 고려한 교육과정 운영 준비사항 등에 대해 점검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한편 서울대 의대 1학년 학생 중 2학기에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이 '0명'인 것으로 4일 파악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국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의대 의예과 1학년(재적생 142명) 중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은 한 명도 없다.
의예과 2학년(총 154명) 학생 역시 수업 16개 중 14개 과목에서 아무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의학연구의 실제2, 자유주제탐구 등 2개 수업에서만 각각 2명, 9명의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다.
올해 2학기 등록금을 납부한 학생은 의예과 1학년 31명, 2학년 33명으로 각각 전체의 21.8%, 21.4%다. 즉 64명의 학생 중 수강 신청을 한 학생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이다.
강 의원은 "2학기가 개강했지만 아직도 의대생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학에서는 전무후무한 학사 운영을 하고 있지만 이미 사실상 유급이 확정된 것"이라며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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