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스타십 재활용' 성공…기존 로켓보다 80배 저렴해질까
스타십 5차 시험발사…71m 길이 거대 로켓 역추진-발사대 안착 성공
우주여객선 재활용 청신호…'1회당 200만불' 우주 비행 목표 가까워져
스타십 우주선의 발사체 로켓부스터 '슈퍼헤비'가 스타십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역추진을 통해 발사대로 돌아오는 모습. (사진=일론 머스크 X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3일 오전 7시25분(한국시각 오후 9시25분) 5차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스타십 우주선이 약 1시간5분에 걸친 비행 끝에 인도양에 무사히 착수했다.
이번 5차 시험발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발사체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를 발사대에 귀환시켰다는 것이다. 지난 6월6일 4차 시험발사에서는 슈퍼헤비를 멕시코만 바다에 떨어뜨리기만 했으나, 이번에는 발사대에 완전히 안착시켰다. 길이 71m에 지름 9m, 중량 367만5000㎏에 달하는 부스터를 역추진시켜 '메카질라'라는 로봇팔로 붙잡아 발사대에 고정시킨 것. 마치 SF(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장면이 현실에서 구현됐다.
이번 5차 발사 성공의 의의는 이처럼 로켓 부스터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이다. 부스터를 재활용하게 되면 발사 비용을 극도로 낮출 수 있다.
기존의 로켓 발사는 기차나 비행기가 승객·짐을 목적지로 옮긴 뒤 그대로 기체를 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일회용 로켓의 1회당 발사 비용은 수억 달러에 달했다.
당장 지난해까지 사용된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 5호 로켓의 1회당 발사 비용은 약 1억6200만 달러(약 2193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상용화된 재활용 로켓의 대표주자인 스페이스X의 팰컨9은 현재 1회당 발사 비용을 6000만 달러(약 810억원) 정도로 낮춘 상태다.
[보카치카=AP/뉴시스]13일 오전 7시25분(한국시각 오후 9시25분) 미국 텍사스 보카치카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 5차 시험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4.10.13.
스페이스X는 스타십의 슈퍼헤비 부스터나 팰컨9 등을 목표치 만큼 최대한 재활용하면 1회당 발사 비용을 200만~300만 달러(약 27억~41억원)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스타십 부스터 재활용의 의미가 큰 이유는 위성 탑재체 등을 쏘아올리는 용도인 팰컨9과 달리 스타십이 최대 100명의 승객과 대형 화물 운송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스타십 우주선의 적재량은 최대 150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로켓 부스터 재활용을 통해 기차·비행기가 노후화 전까지 계속해서 쓰이는 것처럼 우주선의 효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 로켓인 아리안 5호와 스타십-슈퍼헤비의 최종 목표를 비교해보면 1회당 발사 비용이 약 80배 가량 차이 난다. 슈퍼헤비의 목표 발사 비용이 아리안 5호의 1.2% 수준이다. 당장 ESA 또한 아리안 5호가 퇴역한 이후 재활용이 가능한 아리안 6호를 쏘아올렸으나, 아직 초기 수준인 만큼 아리안 6호의 목표 발사 비용은 1회당 약 8100만 달러(약 1097억원)다.
머스크는 스타십 우주선을 두고 "1회당 발사 비용이 200만~300만 달러라는 건 (현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아무도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떠한 물리학 법칙도 깨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이번 5차 시험발사 성공 이후에도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허구가 없는 공상과학"이라고 강조하는가 하면, "오늘 다행성족으로 나아가기 위한 커다란 발걸음을 딛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는 현재 최종 목표로 2050년 100만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화성의 식민지화를 시작으로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를 실현한다는 포부다. 머스크가 스타십을 단순한 'Space Craft'가 아닌 'Space Ship'으로 지칭하며 여객선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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