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력 직접 전투할까, 방어에 주력할까
우크라군 직접 공격 가담 예상하고 대비
전문가들 "언어·지형·전투 경험 약점" 따라
외곽 경비와 전선 사수 역할에 국한 전망
우크라이나 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가 최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을 서서 러시아 보급품을 받고 있다고 공개한 영상. (출처=SPRAVDI 페이스북) 2024.10.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쿠르스크 지방 서부에 북한 병력 수천 명이 도착했으며 곧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병력 파견 규모가 수십만 병력이 대치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반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지만 러시아의 쿠르스크 점령지 탈환에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본다.
전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주재 영국 무관인 존 포먼은 “파병 병력이 늘어나면 러시아군의 반격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우크라이나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 병력은 우크라이나 국경 40~65km 지역에 건설된 임시 병영에 머물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북한 병력이 아직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병력의 러시아군 전투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직접 전투에 참여하거나 전투 지역 외곽에서 경비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러시아군의 공격 여력을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투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러시아군과 소통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 병력이 직접 전투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우크라이나 제61 기갑여단의 아르템 홀로드케비치 부여단장은 “조만간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통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 병사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내용의 구절을 담은 우크라이나어-한국어 책자를 배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군의 쿠르스크 탈환전에 힘을 싣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북한 병력의 역할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1950년대 이후 전투 경험이 없는 북한군이 참전하면 전투 경험이 풍부한 우크라이나 군을 상대해야 한다.
빅토르 케블륙 우크라이나 예비역 대령은 러시아어를 못하고 훈련 방식이 다르며 현지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북한 병력과 러시아군을 조율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볼프강 이신거 전 주미 독일대사는 “대규모 외국 군대를 통솔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러시아군에게 골칫거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한 병력 30명 당 1명의 통역을 배정해 전투 현장 조율을 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지방 탈환전이 빠르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공략에 더 집중하면서 병력을 많이 투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군의 쿠르스크 점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눈엣가시다. 러시아가 전쟁의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에 위배되며 시민 보호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케블륙 전 예비역 대령은 북한 병력이 직접 공격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 군대가 요새화 한 지점을 공략할 것이며 러시아 정규군은 점령지를 사수할 것이다. 병력과 포격 우위를 과시하는 러시아군 전술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쿠르스크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이 약 5만 명이다. 우크라이나는 3만 명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병력 1만 명이 추가되면 러시아군이 병력에서 압도할 수 있게 된다.
홀도드케비치 대령은 “병력 수를 감안할 때 북한 병력이 일부 지점에서 공격에 가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포먼 전 무관은 북한 병력이 “방어에 주력하고 전선을 사수하는 역할을 할 것”이며 러시아군이 공격 작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 병력이 직접 공격에 가담하는 경우 “러시아군을 노출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러시아군 안에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